늦가을 잎, 바람과 춤을/강민경
늦가을 바람에
나무는 나뭇잎의 손을 놓습니다
나뭇잎도 떠날 때를 알고 망설이지 않습니다
나뭇잎과 나무 사이를 맴돌던 바람
오랜 시간 기다렸다는 듯
출렁출렁 떨어지는
나뭇잎 붙안고 스텝을 고릅니다
누구라도 같이 춤을 추면 친구요, 파트너라고
이 골목 저 골목 누비며
알 듯 모를 듯 마음 터 온
우물물 같은 사랑으로 휘돌아 감기는
나뭇잎과 바람의 마지막 댄스
화려하게,
우아하게
서로를 확인하며
나뭇잎, 바람 따라 출렁입니다
무게와 두께를 극복하고
경쾌한 스텝, 골목길 누비어 갑니다
홀로 왔다
홀로 떠나는 인생길과는 다른 길
무람없이* 저물어 갑니다
*(친한 사이나 어른에게) 스스럼없고 버릇이 없다.
예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