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산행기

2019.11.13 12:55

김세명 조회 수:13

월출산 산행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김세명

 

 

    ()의 정은 무한하다. 유독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 금수강산이라 하지 않던가? 나도 산중에서 태어나 산에 가면 정을 느낀다. 나만이 아니고 향우들은 산을 좋아하여 월출산(月出山)에 갔다. 월출산은 전남 영암군 영암읍 군서면에 있고 해발 803미터로 서해에 접해 달을 맞는다 하여 월출산이라 한다. 정상인 천황봉을 비롯하여 구정봉, 향로봉, 장군봉, 매봉, 등 기기묘묘한 거대한 수석 전시장 같다. 정상에 오르면 30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평평한 암반이 있다. 바위산에다 깎아지른 산세가 설악산과 비슷하다. 성곽모양 바위능선, 원추형 또는 돔형으로 된 갖가지 바위나 바위표면이 둥그렇게 패인 나마 등은 설악산보다도 더 기이해 호남의 소금강이라 칭할만하다.

 금강산 기행수필 ‘산정무한’은 정비석의 명 수필이다. 사는 게 그렇듯 산에 오르는 것도 몇 번의 힘든 고비가 있다. 그 고비를 넘기면 갈 수 있다. 절벽의 철사다리를 오르고 또 오르면서 가쁜 숨을 몰아쉰다. 산은 끈기로 버티는 것이지 선수가 따로 없다. 바람폭포 옆의 시루봉과 매봉을 연결하는 구름다리는 지상 120미터 높이에 건설된 것인데 월출산의 명물이다. 항상 등산은 앞서야한다는 신념으로 구름다리에 도착하자 돌아간다는 회원이 있다. 힘드니까 포기하는 거구나 하지만 그 고비를 넘기면 되는데 하고 혼자 중얼거려 본다. 1시에 천황봉 정상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나주에 사는 회원이 흑산도 홍어를 내놓아 산해진미를 맛보았다. 주변은 안개 같은 구름이 가리니 신선이 된 기분이다. 비가 오는데도 사람이 많다. 모여든 사람들 때문에 정체되는 경우가 있다. 외줄 철계단이 많아 오가는 사람이 기다려 주지 않으면 오를 수도 내려 올 수도 없다.  다행히 비가 오고 사람이 조금 와서 다행이지 지난주에는 1시간이나 정체했다고 한다. 바람폭포 계곡의 단풍이 무척 곱다. 월출산의 운해는 평야의 들바람과 강바람이 부딪쳐 천황봉 정상에서 만들어내는 구름바다는 신비하다.

 "달이 뜬다.  월출산 천황봉에 보름달이 뜬다."

 영암아리랑 노랫말이 말해주듯 구름에 우뚝 솟아 눈앞에 다가서는 천황봉의 신령스러운 모습은 한 폭의 그림같다. 무심히 떠도는 구름도 여기서는 잠시 머무는 듯, 소복(素服)한 백화(百花)는 한결 슬프게 서 있고, 눈물 머금은 달이 중천에 떠있어서 서럽다. 산정무한이 이런 경지라는 걸 느꼈다. 나와 향우들은 정담을 나누며 돌아왔다. 내 생애에 또 다시 월출산 산행을 할 수 있을까?

 

                                                      (2017.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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