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우리 집 10대 뉴스

2019.12.31 00:27

한성덕 조회 수:1

2019 우리 집의 10대 뉴스

한성덕

 

 

 

 

 이 해와 저 해 사이에서, ‘이 년이 가니까 저 년이 춤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일기에서 20개를 골라 10개를 날리자 ‘왜 날 버리느냐?’고 앙앙거린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기대치가 내려앉고, 동물국회는 눈곱만큼 남았던 존재감마저 밀어냈다. 도대체 나라 걱정인지, 금배지 자랑인지, 밥그릇 타령인지 온 나라가 색깔론으로 뒤숭숭하다. 보수와 진보, 또는 우파와 좌파가 극과 극을 지나 초극으로 치닫는 성싶어 걱정이다. 이 해를 한마디로 평하라면,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해는 쇠붙이돼지해로 전락했다’ 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세상이 온통 시끌벅적해도 역사는 고고(高古)히 흐른다. 우리 집도 그렇다.

 

  1, 아내가 입원하다.( 4. 11.~15.)

 

    두 달 전부터 배가 살살 아프다며 한의원을 다녔다. 종종 침도 맞고, 뜸도 뜨고, 찜질을 했다. 하루는 잠을 못 이루고 난리였다. 아침 일찍 서둘러 일반의원에서 초음파와 내시경검사를 했다. 십이지장궤양이 너무 심해 조금만 늦었어도 천공(穿孔)이 날 뻔했다는 게 아닌가? ~ 가슴을 쓸어내렸다.

 

  2, 제주도여행을 네 번이나 다녀오다. (1, 3, 7, 9)

 

    12, 우리 4형제 부부가 제주도에 갔다. 막내 동생이 외아들을 장가보내더니 마냥 좋은가 보다. 그 바람에 형제들이 힘을 모았다. 3월은, 둘째 사위가 전년도에 제주도로 발령이 난 까닭이다. 7월은, 사위가 6월부터 전주로 발령이 났는데, 9월에야 살던 집의 계약이 끝난다며 딸 혼자 외롭다기에 갔다. 그리고 9월은, 몹시 아끼는 후배목사가 지인이 별장을 이용하랬다며 함께 가자는 게 아닌가? 그 네 번의 제주여행이 꿈길만 같았다.

 

  3, 딸들의 이야기. (12.4, 11.27)

 

   인도 선교사인 큰딸이 3개월 동안 기침에 시달리다가 입국했다. 기침은 3주 만에 치료되었고, 찝찝했던 다른 질병도 정밀 검사를 받았다. 생각만큼 염려할 정도가 아니라 다행이었다. 다시 출국했으니 사명이 무섭긴 무섭다. 둘째딸이 오래 공부하더니 공인중개사시험에 합격했다. 전북지역에서만 3,500여 명이 지원했는데 500명을 뽑았다나? 애비로서 퍽 기뻤다. 녹슬지 않은 것 같아 흐뭇한데, 딸은 고득점으로 합격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4, 에어컨을 설치하다. (3. 11.)

 

   201711월 말, 현재의 럭키아파트로 이사했다. 이전에 살았던 부부는, 앞뒤가 확 터져서 여름에도 선풍기 두 대로 8년을 살았다고 했다. 그 말을 믿고 지난해를 보냈었다. 우리는 더위를 참고 사는데, 딸들이 오더니 난리법석이었다. 결국은 둘째딸과 사위가 좋은 에어컨을 설치해 주었다.

 

 5, 베트남 여학생 반안, 고국으로 돌아가다.(8. 12.)

 

   2010124, 베트남에서 한 여학생을 영입했다. 큰 교회서도 귀찮게 여기는데 20명 남짓 되는 우리교회에서 받아들였다. 1년은 어학연수, 2년은 전남과학대학에서 영상전문과정을 공부시켰다. 3학년부터 김천대학교에 편입시키면서 대학원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도록 했다. 그리고 8월에 자기나라로 돌아갔다. 껴안고 석별의 정을 나누는데 피차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6, 내시경 검사를 하다. (5.10.)

 

   내시경 전문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으로 갔다. 검사결과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니란다. 다만, 대장에서 작은 물혹 몇 개를 떼 내고, 위에는 약간의 염증이 비치며, 쓸개에서도 작은 물혹이 보인다고 했다. 쓸개의 물혹이 더 커지면 큰 병원에서 시술해야 한다는 의사의 설명이었다.

 

  7, 두 교회의 설교자가 되다. (1월과 9)

 

    작년 12월부터 금년 1월말까지 삼례동부교회의 설교자가 되었다. 4,5백여 명의 교인들 앞에서 2개월 동안 설교를 했다. 경천교회에서는 9월말부터 12월말까지 3개월간 설교를 했다. 조기 은퇴한 덕분에 주어진 복이다.

 

 8, 승용차를 수리해 주다. (9.25.)

 

   잘 알고 지내는 60대 올드미스가 있다. 타인이 운행하던 중고차를 구입했다. 아내가 타보더니 덜컹대는 소리가 심하다며 혀를 찼다. 제일 급한 것부터 고쳐주자는 아내의 말을 따랐다. 그런데도 수십만 원의 경비가 났다.   

 

 9, 문학상을 수상하다. (9.28, 11.1)

 

    산문에서 두 곳의 상을 받았다. 하나는, 충남 청양군문인협회에서 주관한 상이다. “제1회 청양문학상 전국공모전”에서 수필 “아내의 패션쇼” 외 1편이 선정되어 “청양문학상”을 받았다. 그리고 서울 종로구 숭인동 도서관 주최, “역사 바로 세우기” 백일장에서 “왕족을 품은 동산”으로 금상을 받았다. 한 해에 두 곳에서 상을 받았으니 기쁨이 두 배였다.

 

10, 괌 여행과 찬양 간증집회 (11. 10-15)

 

  ‘친구 따라 강남 간다.’더니 그게 정말이었다. 제주도에 함께 갔던 후배가 숙소와 승용차를 준비했다며, 이번에는 ‘괌’에 가자고 했다. 제주여행에서 신나고 재미가 있었기에 흔쾌히 승낙했다. 놀라운 것은, 아내가 괌의 “태평양 장로교회”에서 수요일 밤 찬양간증집회를 하도록 자리까지 마련했다. 참 고마운 친구였다. 미국령이니 미국서 간증을 한 셈이 아닌가? 남아공에 이어 두 번째 해외집회였다. 괌에서 매우 감명 깊었던 것은, 모든 사람들이 교통질서를 잘 지키더라는 점이다. 부러움과 동시에 부끄러운 마음이 스멀거렸다. 이런 한 해를 보내면서 더 즐겁고, 더 신나며, 더 행복한 한 해를 꿈꾸게 되었다. 흰쥐의 해라는 2020 경자년이 기대된다. 

                                           (2019. 12. 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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