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사람

2020.01.04 00:09

김세명 조회 수:7

무주 사람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김세명

 

 

    나는 무주사람이다. 아버지 27, 어머니 28세인 1944년에 나를 낳으셨다. 나는 8남매의 장남이다. 뭐 하나 내세울 것이 없는 산중 촌사람이다. 농부인 아버지는 어머니와 그곳에서 나와 동생들을 모두 , , 고등학교를 가르치셨다.

 무주사람 안정복(1712-1791)은 조선 영조시대 노론이 득세하자 남인으로서 무주에 은거하여 살았다. 최북(1712-1760)은 괴짜화가로 본관이 무주다. 그는 기이한 행동을 하다 49세에 동사(凍死)했다. 눌인 김환태 (1909-1944)는 무주보통학교 졸업 후 전주고등학교를 거쳐 보성고보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규슈제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도산 안창호와 정지용의 구인회 가입은 순수문학활동을 하다 34세 젊은 나이에 작고했다.

 무주에 가면 김환태문학관과 최북미술관이 있다. 눌인의 ‘강선대’라는 수필은 무주를 묘사한 일부다. 이 수필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사방을 산이 빽 둘러쌌다. 아침해도 겨우 기어오르는 병풍 같은 덕유산 준령에서 시내가 흘러 나와 동리 앞 남산 기슭을 씻고, 새벽달이 쉬어 넘는 강선대 밑을 휘돌아 나간다. 봄에는 남산에 진달래가 곱고, 여름에는 시냇가 버드나무 숲이 깊고, 가을이면 멀리 적상산에 새빨간 봄꽃이 일고, 겨울이면 산새가 동리로 눈보라를 피해 찾아온다.

  눌인의 문학 배경은 무주다. 성악가 박성련 (1938-)은 무주구천동 산골에서 7남매 중 다섯째로 가정부교회 청소를 하며 공부하여 중학교 음악교사가 되어 아들 김동규 (성악가 1955)를 지도하여 세계적인 성악가로 키운 분이다. 우연이지만 눌인이 사망한 해에 내가 태어났다. 나는 그곳에서 학교를 다니며 아버지의 농사일을 돕다가 공군에 근무하면서 객지생활이 시작되었다. 1967년도 2001년말까지 35년간 전북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정년퇴직을 했다.

 수필에 입문하여 눌인을 알았고 눌인문학제에는 해마다 참석한다. 지금은 교통이 발달했지만 예전에는 산골 오지로 공직자들이 무주로 발령 받으면 ‘울고 왔다 울고 간다’고 했다. 올 때는 오지라 울고 오고 떠날 때는 정이 들어 울고 간다는 말이 전해진다.

 

K 시인은 ‘무주사람들’ 이란 시에서

  “무주사람들은 산도라지 꽃빛처럼 맑고 고와서 나는 종종 안성 마칫재 넘어 명천 지나 그 순한 사람들을 만나러 간다.” 고 읊었다.  내 고향 무주는 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2020.1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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