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바이러스

2020.02.14 16:28

홍성조 조회 수:2

행복 바이러스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홍성조

 

 

  나는 신문 스크랩하기를 좋아한다.

  작년 1년 동안 스크랩한 게 대학 노트 8권이나 되었다. 오늘 그것을 펼쳐보니 인상이 깊었다. 그 중에서 내가 감동한 기사내용들을 훑어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것들은 나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염시켜서 내 몸속에 행복 에너지를 배양시킨 장본인들이다.

 

  미국에서 측량기사, 변호사, 시의원, 국회의원, 상원의원에 도전했다가 전부 실패했는데, 낙심하지 않고 성경을 가슴에 품고 용기와 희망을 얻었던 미국 16대 링컨 대통령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다. 미국 빈민가 출신으로 연방 대법관이 된 소니아 소토마요즈 소녀는 아버지, 할머니, 조카들을 잃고 짧은 결혼생활에 이혼의 경험을 가졌던 사람이였다. 허나 어려운 가정생활을 극복하여 부단한 노력으로 흑인여성으로서, 최초 미연방 대법관이 된 사례도 나를 즐겁게 했다.

 

  나폴레옹, 링컨, 카프카, 고흐, 마이클 잭슨의 공통점은 고질적인 불면증에 시달렸다는 점이다. 이것을 보고 행복한 수면이 얼마나 축복인가를 알았으며, 충분한 수면은 스트레스를 줄인다고 했다. 그리고  매일 3㎞ 이상 걸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70% 낮아진다는 기사를 읽고, 열심히 걷기운동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독일 베를린 장벽 동쪽 팀플린에서 목사의 딸로 때어난 동독 물리학 박사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입지적인 인물이었다. 대학 입시에 3번 낙방하고, 대학졸업 후 30번의 취직시험에서 떨어졌으며,경찰시험에서 지원자 24명 중 자기 혼자만 떨어진 쓰라린 경험을 가졌다. 또 하버드대학에 10번 넘게 원서를 넣었으나 매번 거절당한,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마' 마윈 회장의 입지전도 나의 심금을 울렸다.

 

  소변기에 파리그림을 그려 넣어 오줌이 튀는 양을 줄였다는 '넛지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리처드 세일러 시카코대 교수가  발표한 인간의 심리가 경제적 선택에 미친다는 이론에도 수긍을 했다.

 

  한국인으로서  행복 바이러스를 퍼트린 사람도 있었다. 숙취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807번의 거듭된 실패를 극복하고, 808번째 제품을 개발한 남종현 회장도 여기에 속한다. 또 “이봐, 해봤어?”라는 말로 유명한  정주영 회장이나 “부인 자식 빼고, 다 바꿔라!”고 한 것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도, 또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한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도 나에게는 전부 행복바이러스에 해당된다.

 

  허나 행복 바이러스를 좀먹는 신조어가 나를 씁쓸하게 했다. 취직 의욕이 없는 사람을 '니트 증후군'이라 하고, 공무원이나 기업을 가리지 않고 취업에 애쓰는 사람을 '공취생'이라 비하하며, 고시에 예민해지는 사람을 '호모 고시오 패스'라 비웃는다. 또 오로지 스펙쌓기에만 몰두하는 '호모스펙타구스'라는 말도, 비정규직과 계약직을 합하여 '비계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것은 나를 슬프게 했다.

 

  대부분 위인들은, 긍정적인 삶의 철학을 가지고 후손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노력했다. 그런데 여기 신조어들은 심각한 청년들의 취업난을 대변해주지만, 행복 바이러스를 좀먹는 언어가 아닐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2020.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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