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갈잎의 노래 / 성백군
다 살고서
더 살려고 몸부림치다
우듬지에서 봄바람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낙엽으로 지는 갈잎 하나
떨어지면서 허공에다 집필합니다
이리 기웃 저리 기웃
길을 찾아 떠나는 발걸음이
길이 없는 길을 가다 보니
때로는 허공도 뛰어 건너야 하고
건물에 부딪히기도 하는데
세상 바람은
가만두지를 않습니다
제멋대로 가지고 놀다가
가끔은 바닥으로 내리꽂기도 하고
마음 내키면 살짝 띄워 주기도 합니다만
문학이 공깃돌입니까
이 봄이 가기 전에 묵은 것은 내려놓으세요
바닥이라도 괜찮습니다. 밑에는 흙이 있잖아요
거기가 봄의 제작소면
내 詩는 갈잎의 노래가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