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길 / 성백군
주행을 하다 보면
“Dead end Road”라는
표지판을 종종 만나게 되어
당황할 때가 있다
길이 끝이다.
본래, 길이란 게 있었던가?
뒤돌아 나오는 길은
길이 아닌가?
나도 한때는
젊은 혈기에 취하여
스스로 길을 만들어 놓고 그 길에 매료되어
우상처럼 섬기며 그것이 보이지 않으면
절망하거나 길과 함께 죽는 줄 알았는데
살다 보니
오래 살면서
하도 많이 길이 죽는 것을 보다 보니
길은 죽어도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은 한
막힌 길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 늙어
인생의 민낯을 만났으니
날개 없이도 이 막힌 길
새처럼 날아 넘어 갈 수 있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