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공원이/강민경
밤 공원에
적막함이 가득합니다
온종일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들락거리던
그 많은 사람은 다 어디로 간 걸까
쓸쓸합니다
나도 나이 많아
아이들은 생활 따라 멀리 떠나고
오늘은 남편마저 출타 중이니
빈 마음 감당하기 힘들어
가로등 불빛도 흐느끼는 것 같습니다
사노라면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다며
가로수 나뭇가지에 걸린 둥근 달이
위로를 합니다만
구름이 막아서며 아무 말 말랍니다
알았습니다
내가 혼자고 그 혼자가
우주인 줄을 알았으니
이제는 밤 공원이 쓸쓸하지 않습니다
내 철학으로 가득 채울 일만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