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살아야 하는 이유

2020.06.30 14:51

박제철 조회 수:1

더불어 살아야하는 이유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금요반 박제철

 

 

 

 며칠 전 KBS에서 방송된 <동물의 왕국>에서의 한 장면이다. 수백 키로그램이나 될 듯한 코뿔소가 공원관리사가 쏜 마취총을 맞고 힘없이 쓰러졌다. 관리사 두 명이 전기톱을 가지고 코뿔소에게 접근했다. 그리곤 전기톱으로 사정없이 코뿔소의 뿔을 잘라냈다. 마취에서 깨어난 코뿔소는 자기의 코가 잘려나간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비틀거리며 초원의 숲으로 들어갔다.

 

  코뿔소는 세계적으로도 개체수가 많지 않아 멸종위기 동물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는 동물이란다. 그럼에도 뿔을 잘라가기 위한 밀렵으로 탄자니아 국립공원에선 지난해만도 8마리가 희생되었다한다. 밀렵꾼들로부터 포획을 예방하기 위하여 부득이 뿔을 자르고 있다는 공원관리사의 해설이었다. 뿔이 다시 돋아난다니 다행이지만 그런 광경을 바라보니 어쩐지 씁쓸했다. 뿔은 조각품으로도 쓰이지만 한방에서는 서각이라 하여 해열 및 해독제로 쓰고 있으며 특히 뿔의 가루는 최음제(정력제)로 효능이 있다고 한다. 그런 효과 때문에 고가로 팔려나간다니 코뿔소의 시련은 끝이 없을 성싶다.

 

 코끼리의 수난도 마찬가지다. 코끼리도 멸종위기 동물로 지정되어 세계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하루에 수십 마리가 밀렵꾼들에 의해 사라진다고 한다. 대부분의 밀렵꾼들은 상아를 노리고 포획하지만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에서는 식용으로 사용하려고 포획도 한단다. 사람들은 농장을 만들기 위해 원래 코끼리와 야생동물이 주인이었던 밀림을 개발하고, 코끼리는 살 곳이 좁아지고 먹을 것이 부족해지자 살기위해서 애써 가꾼 농작물을 먹을 수밖에 없다. 코끼리의 살기위한 먹이활동이지만 농장을 개발한 사람들은 농작물도 보호하고 식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어쩔 수없이 포획한다고 한다. 삶의 터전은 좁아지고 상아가 있는 한 밀렵은 성행할 테니 코끼리도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동물의 가죽, , , 기름, 고기 등을 얻고자 동물을 포획한다. 우리나라에도 흔했다는 호랑이, 표범, 늑대, 바다표범, 여우 등은 멸종된 지 이미 오래다. 호랑이는 가축과 인명 피해가 많아 조선시대에는 착호군이라는 군대를 조직하여 호랑이를 전문적으로 포획하였고, 호랑이와 표범가죽을 왕실에 바쳐야 하는 관계로 전국적으로 밀렵이 성행했다. 일제강점기 때는 동물의 가죽을 얻기 위하여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동물은 잡아 없앤다는 명목으로 야생동물을 무분별하게 포획하였기에 멸종되고 말았다.

 

 먹고살기가 어려울 때는 살아남기 위해서 토끼, 노루, 꿩 등의 산짐승을 잡기도 했다. 하지만 요즈음은 먹을 것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몸에 좋고 특히 정력에 좋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찾아다니는 사람도 있다. 멸종된 반달곰을 복원하여 지리산 등에 방사시켜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 곰을 밀렵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잡으려고 올무나 덫을 놓는다고 한다. 곰의 웅담은 예로부터 간이나 해열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고기는 강장식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사람이 곰을 사육하면서 웅담구매 예약자에게는 특별식 명목으로 곰의 살코기를 제공하고 있단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자연산을 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보니 복원하여 자연에서 살고 있는 곰이나 희귀동물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밀렵꾼들이 끊이지 않고 오늘 이 시간에도 은밀히 활동하고 있을지 모른다.

 

  한때는 까마귀와 들고양이가 신경통에 좋다하여 수난을 겪은 적도 있었다. 그땐 공기총을 가지고 다니며 전문적으로 포획하는 직업 사냥꾼도 있었다. 가격도 만만치 않아 수입도 괜찮은 편이었다. 그런가하면 사슴피가 정력에 좋다하여 한때는 너도나도 사슴농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사슴을 죽이지도 않고 녹용은 잘라 약재로 쓰고 피는 정력제로 팔려나갔으니 일석이조인 셈이었다.

 

 먹고살기 위해서 코뿔소나 코끼리를 밀렵하고, 신경통의 치료를 위해서 까마귀나 들고양이들을 사냥하며, 정력을 위해서 곰이니 사슴을 사냥했다고 정당화시킬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젠 그런 사사로운 욕심을 내려놓을 때다.

 

 우리가 사는 이 이 세상은 사람만의 소유물이 아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땅이 되어야한다. 더불어 살아야하는 동식물은 인간의 욕심 때문에 멸종되고, 그 자리엔 더불어 살지 않아도 될 무서운 병원성 바이러스들이 같이 살자고 다가오고 있다. 지구촌에 동식물 없이 사람만 있어도 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가 살기위해서라도 동식물을 보호하며 같이 살아야 하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2020.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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