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의 멋 아닌 멋

2020.09.23 00:19

이인철 조회 수:3

12. 젏은이들의 멋 아닌 멋

     이인철

 

 

 

 젊은이들의 생활습관을 꼼꼼이 살펴보면 그들의 삶의 모습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요즘 가게에 들어오는 젊은이들의 상당수가 양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그러다보니 찾는 물건이 눈에 띄지 않으면 그냥 나가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젊은이들이 모일 때면  "무엇을 찾으시나요? 안녕히 가세요."를 반복하는 경우도 많다. 어떤 말을 건네도 반응이 없다. 심지어는 카드결제를 하는 경우 카드에 오류가 생기거나 잔액이 모자란다는 메시지가 울려도 계산이 된 줄 알고 카드를 빼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 어떤 사람은 물건을 가져와 계산할 때면 카드를 내밀 때부터 다른 곳을 쳐다보면서 손만 내민다. 아예 종업원과 시선을 마주치는 것조차 귀찮다는 표정이다. 보는 것 모두가 무의미하다는 표정이다. 우리가 어릴적부터 길들어져 왔던 하루 세 끼 꼬박꼬박 챙겨먹는 식사시간도 달라져고 있다. 배가 고프면 늦은 밤이건 새벽녘이건 상관이 없다. 가족이건 친구건 귀찮다. 나 혼자 먹는 갓이 더 편한 느낌이다. 밥을 먹는 것인지 핸드폰을 보는 것인지 식사가 끝날 때까지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않고 가끔씩 미소만 짓는다. 아마 유튜브를 즐겨보는 것 같다. 문제는 이런 젊은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개인 편의주의에 빠져 자칫 공동체 사회에서 소외돼가는 것이나 아닌지 우려된다.

 상품을 구매할 때의 행동도 나이 먹은 사람한테는 생소하다. 카드가 일상화 되면서 젊은이들 대부분이 카드를 이용한다. 그런데 상당수 젊은이들이 카드를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고 카드를 내민다. 한마디로 손가락 사이에 카드가 끼어있는 셈이다. 아마 젊은이들 사이엔 멋있어 보여 유행하는 걸까? 심지어 지폐도 이런 모습으로 건넨다. 옛적에는 두 손으로 줘도 모자랄 텐데 나이 먹은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힘들다. 젊은이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 꼰대라는 말을 듣는다. 아마 시대에 뒤졌다는 말일 게다. 그러나 문제의 발단은 여기서부터다. 상하 구별도 없이 똑같이 자기 수준에서 생각한다는 것이 얼마나 공동체적 사회에서 적응하기 힘든지 모른다.한마디로 힘깨나 쓰는 강자만이 존재하는 동물의 세계와 무엇이 다를까?

 무엇이 그리 바쁜지 카드결제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카드를 빼앗아가듯 나꿔채가는 젊은이들도 있다. 담배를 사고 카운터 앞에서 담배갑을 두들겨 패는 젊은이들, 물건을 툭툭 던지는 젊은이들. "안녕히 가십시오." 해도 대꾸도 없이 돌아서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공동체적 사회에서 지켜야할 에의범절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프랑스 파리에서의 일이다. 에펠탑에 빠져 앞을 못가리다 젊은 아가씨와 부딪쳤다. 너무 황당해서, 수줍어서, 외국어 실력이 부족해서 뭐라고 미안하다는 맘을 표현할 수가 없어서 망설이고 있을 때, 그 젊은 아가씨가 먼저 상냥한 모습으로 웃음을 띠면서 I am sorry라고 하면 얼마나 고맙던가?

 한때는 한국이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게 지금은 동화속의 얘기로만 들리니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

                                                                     (2020.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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