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법개혁은 필요한가

2020.09.29 20:27

이인철 조회 수:1

 4. 왜 사법개혁은 필요한가

      이인철

 

 

 

 편의점에 근무할 때 종종 가게앞에 경찰순찰차가 정차할 때가 있다. 그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그리 편치않다. 미성년자에게 술 혹은 담배를 팔았는가, 아니면 도난카드등 짧은 순간에 여러가지 생각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그러나 잠시후 담배와 먹거리를 사기위해 잠시들렸다는 것을 알았을때야 안도의한숨을 내쉰다.법원이나 검찰에서 업무와 관련해 등기우편을 받아본적이 있다.그때마다 내용물을 알기전까지는 나는 물론 아내의 당황해하는 눈빛을 잊을수가 없다,행여 무슨 좋지않은 일이 있을까 걱정스런 모습이다.그러기에  우리가 살아가면서 재판과 사법기관은 멀리 할수록 좋다는 말까지 회자될까. 아직까지도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떠돌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왜 국민들은 사법기관에 억압감을 느끼는 것일까? 전두환 군부정권이 들어서기 전 사회악을 일소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삼청교육대. 무고한 시민 6만여 명을 마구잡이로 검거해 아무런 반론권도 없이 무자비한 인권탄압을 저지른 바로 그 자리에 경찰과 검찰이 있었다. 교육현장에서 52명, 후유증으로 397명이 숨지고 정신장애와 상해자가 2,678명에 이른다.

 사법개혁을 꿈꾸며 대통령 취임 2주만에 직접 일선검사와 대화에 나선 노무현 대통령. 고등학교 학벌과 가족이야기까지 꺼내들고 비아냥거리며 사법개혁에 냉소적인 입장을 보인 일선검사들. 오죽하면 당시 민정수석으로 참석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목불일견이라고 했을까? 즉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을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다는 얘기다. 결국 퇴임 후 검찰이 있지도 않은 논두렁시계사건을 언론에 흘려 전직 대통령을 모욕하면서 압박수사로 서거에 이르게 한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조국 전 수석이 법무부장관으로 지명되면서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 그리고 국론분열 현장을 우리는 목격했다. 조국 전 수석 사건의 비리여부를 따지자는것이 아니다. 딸의 입시부정과 10억 사모펀드 의혹에 11시간에  걸친 압수수색과 형사부도 아닌 특수부검사 수십 명과 수백여 명의 수사관을 동원한 저인망식 수사에 국민들은 아연 실색한 것이다.

 현법에 보장된 무죄추정의 원칙은 사람에 따라 또는 여건에 따라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수사관행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양민학살과 인권유린현장들. 검찰과 경찰이 정권과 유착됐을 때 사회적 약자들이 얼마나 수많은 밤을 분노와 불안에 떨며 살아왔는지를 그들만의 얘기가 아니라 누구든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압박감 때문이다.

 술을 자주 마신다는 이유로 도심지도 아닌 한적한 농촌마을에서 영문도 모르고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후유증으로 일찍 생을 마감한 작은 아버지. 광주민주화운동에 연루돼 포승줄에 묶여 경찰들에게 끌려가는 동생의 모습을 평생 어찌 잊을 수가 있겠는가? 더구나 동생을 체포한 공로로 특진해 국가를 위해 적을 무찌르고 돌아온 개선장군처럼  각 부서에 인사를 다니던 경찰들의 모습을.

이제 사회적 약자인 국민들이 더 이상 인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개혁을 한다는데 왜 그리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법이 미흡하다면 힘없는 국민을 위해서라도 서로 머리를 조아리며 부족한 부분을 더 단단히 고쳐나가야 하는 게 아닐까?

 뉴욕시장 출신의 라과디아 판사의 판결이 새삼 주목을 끈다.  배고파 빵 한 덩어리를 훔친 노파에게 10달러의 벌금형을 그리고 판사자신에게도 10달러의 벌금을, 재판정에 참석한 관중 모두에게 50센트의 벌금형을 선고하고, 벌금 10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47달러50센트를 노파에게 전달했다. 

 그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노파를 방치한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지 않았던가?

                                                              (2020.  9.  30.) 

?img=Are9WrkoW40vpzp4hARnpxC0p4u9p4Kqa6i

blank.gif

댓글 0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27 다름을 인정할 줄 알아야 김길남 2020.03.21 0
2226 몽돌 정근식 2020.08.26 0
2225 비빔밥 두루미 2020.01.02 0
2224 2019년 우리 집 10대 뉴스 정성려 2020.01.02 0
2223 2019년 우리 집 10대 뉴스 김용권 2020.01.02 0
2222 창임 섬 김창임 2020.02.05 0
2221 새로운 다짐 곽창선 2020.02.24 0
2220 묵언 전용창 2020.02.24 0
2219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박제철 2020.02.24 0
2218 달팽이가 간다 강순 2020.02.24 0
2217 엘리베이터를 타는 날 정석곤 2020.02.24 0
2216 방콕생활 열하루 째 김학 2020.02.29 0
2215 강제휴가 홍성조 2020.03.16 0
2214 김상권 후배의 선종을 애도하며 김길남 2020.05.04 0
2213 알아야 면장을 하지 박제철 2020.04.27 0
2212 나도 확찐자 정남숙 2020.05.02 0
2211 마음의 빚 정남숙 2020.05.04 0
2210 새로운 일상 하광호 2020.05.06 0
2209 뻐꾸기의 심술 한성덕 2020.07.16 0
2208 나그네 이우철 2020.07.1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