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분열시키는 극우단체들

2020.10.01 23:35

이인철 조회 수:3

6. 민주사회를 분열시키는 극우단체들

    이인철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전에는 주말만되면 광화문 거리는 태극기 물결로 북새통을 이뤘다. 대통령 탄핵이 잘못된 것이라고 무효를 주장하는 이른바 태극기 부대였다. 검찰의 수사로 많은 범죄행위들이 적나라하게 밝혀졌지만, 이들에게는 모두가 조작된 사건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위안부 문제로 한.일관계가 심각한 냉각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엄마부대라는 이들 보수단체는 문 정권이 잘못한 일이라고 오히려 일본수상에게 한국정부를 대신해 사과한다는 엄마의 모습이 TV화면에 비쳐졌다. 그는 급기야 일본이 원한다면 내 딸이라도 바치겠다고 서슴없이 말하는 모습을 보고 무엇이 그리도 그녀를 분노하게 만들었는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들에게는 국가도, 역사도, 그리고 이웃도 모두가 적일 뿐이었다. 평생 남과 같이 따뜻한 가정도 꾸려보지도 못해본 채 마지막 길목에서 다른 사람만은 절대로 이같은 한을 겪지 말아달라고, 세계를 향해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며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해오던 위안부할머니들의 마음을 얼마나 헤집어 놓았던가?

 그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틈만나면 성조기를 흔들어 대며 반중정서를 노골화하며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면서 유족들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 이들에게는 일부 정치인을 위해서라면 반대하는 사람은 모두가 적이며, 오직 분노와 복수만을 표출할 뿐이었다. 이른바 극우성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단체들이다.

 우리는 이런 극우적인 성향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무서운 상처는 물론 국론분열을 가져오는 지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관동대지진을 비롯해 틈만 나면 조선인을 학살하고 비하를  일삼던 일본 극우세력은 지금도 꾸준히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며 호시탐탐 독도를 넙보고 있다. 더구나 일본의 이런 우경화현상은 침략국 일본의 역사를 자기 입맛대로 각색도 서슴치 않고 있다. 마치  독일의 나치당원들이 "복수는 우리의 미덕, 증오는 우리의 의무"라는 선전구호를 외치며 6백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것처럼.

 최근 미국에서도 흑인들에대한 인종차별로 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있는 가운데 백인우월주의자들은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곳곳에서 코로나사태를 빌미로 아세아인을 증오하는 인종차별을 노골화하고 있다. 우리는 기억한다. 6.25전쟁 당시 징치지도자들의 입맛에 따라 같은 민족끼리 얼마나 많은 피의 학살을 번갈아가며 자행했는가?

 그러나 우리는 지금 지구촌시대에 살고있다. 세계가 국경을 허물고 공동체 사회로 탈바꿈하고 있다. 우리사회도 단일민족이라는 개념이 점차 사라지면서 다문화사회로 급변하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도 이제는 편협된 국가관만으로는 해결될 수가 없다. 그러기에 다문화사회가 정착되도록 여러 집단이 지닌문화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노력이 꾸준히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속적인 남북대화는 물론 중국과 러시아와도 교류를 꾸준히 시도하는 것도 이런 뜻이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왜 그들은 편협된 국가관만을 주장할까?

 한나 이렌트가, 바로 이러한 편협된 주장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지적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는 옳고 선이며 너는 틀렸고 따라서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야 말로 민주주의를 죽이고 극좌나 극우적인 전체주의를 키워간다"는 한나 이렌트릐 이 말을 다시 음미해 볼 일이다. 

                                                                (2020.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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