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다목적 댐

2020.10.02 23:36

김세명 조회 수:6

섬진강 다목적 댐

                    김세명

 

 

   2020년 여름은 50여 일간의 긴 장마로 인한 수해와 태풍으로 전국 각지가 재앙을 입었다. 임실 섬진강 다목적 댐 방류로 하류지방에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726일까지 일평균 초당 5톤만 방류하고,  태풍이 북상하는 시점인 86일에도 초당 196톤만 방류하다가,  88일 오후 4시에는 계획방류량을 초과한 초당 1,869톤을 방류하기에 이른다. 당시 섬진강댐 수위가 197.7m에 근접한 196.77m까지 차오르자 방류로 하류 7개 시군이 물 폭탄으로 피해를 입었다. 이것이 인재인가, 천재지변인가? 섬진강 지역 7개 시군(남원, 임실, 순창, 곡성, 구례, 하동, 광양)은 댐 방류로 인해 8명이 사망하고, 4,000여 명에 이르는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2,600여 가구가 침수피해를 입는 등 전례 없는 최악의 피해를 입었다. 피해민들은 인재라고 주장한다. 집을 잃고, 가족을 잃고, 생계수단을 잃고서 큰 고통에 빠진 하류 지역민들은 당연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작년 10월 19일 도내 순환관광버스를 타고 강천산 군립관광지를 경유 섬진강 물 문화관을 들러 보았다. 임실군 운암면에 2015년 7월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건립했는데 1층에 들어서자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모형도가 제작되어 있었다. 진안 데미샘에서 발원하여 223.8km를 흘러 광양만으로 빠지는데 전북, 전남, 경남 3개도와 11개 시군의 농업, 공업, 식수 등을 공급하는 다목적 댐이다. 이 댐은 1928년 일제 때 옥정호와 칠보발전소를 건립했고 다목적 댐은 1944년 착공했으나 1965년 박정희 정권 때 완공했다. 당시 목적은 당연 홍수 조절기능이었으나 조절 실패로 재앙이 발생했다.  

   2020년은 코로나19와 긴 장마 그리고 태풍으로 재난을 겪은 한 해였다. 지난 9월초 재난 현장을 가 보았다. 홍수조절목적이었다면 일시에 많은 물을 방류하면 하류지역에 엄청난 재난이 예견됨은 자명하다. 나의 짧은 소견으로 생각해도 차라리 그릇에 물이 차면 넘치듯 그냥 두었으면 하류지역에 피해가 없었을 것인데 방류하여 물 폭탄을 왜 유발했을까 의문이 들었다.

 

  예부터 임실, 순창, 남원, 곡성, 구례, 하동, 광양 7개 시군은 섬진강을 젖줄 삼아 공존공영을 도모해왔다. 섬진강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함께 보존하고 자원을 가꾸며 생업을 일궈왔으니, 섬진강은 우리 모두에게 축복이었다. 그러나 올 여름 호우를 계기로 섬진강은 한순간에 재앙의 원천이 되었다.

  국사봉에서 내려다 본 붕어섬은 전국의 사진작가들의 사진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섬진강 댐은 만수위로 가을 경치를 뽐내고 있다. 섬진강을 젓줄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고 어서 피해가 치유되기를 기원해 본다.

 

                                              (2020. 9. 30.)

  *전북수필 특집 임실관련 수필 제출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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