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새의 모정 / 김원각
검은가슴물떼새 * (Golden Plover) 한 마리
나무 그늘 밑에 날아와
헉헉 되며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이리저리 둘러 보고
이것 저것 쪼아 보며
긴 목을 넣었다 뺐다 하다가
무엇이 못마땅한지 한숨을 쉬기도 한다
일은 많고
날은 덥고, 이젠 나도
피곤한 몸 잠시나마 쉬고 싶은데,
저 새 어째서 가지도 않고
자꾸만 내 눈을 성가시게 하는가 하였더니
마침내 먹이를 물고
날아가는 저 검은가슴물떼새 앞에
새 둥지가 보인다. 아마,
어미의 모정에 노란 주둥이들이
짝짝 벌어지겠지
저산너머 황혼(Twilight)빛 금색으로 물들어 간다.
* 검은 가슴물떼새(Golden Plo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