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2020.10.30 00:29

이인철 조회 수:5

3. 기 부

   이인철

 

 

 

 IMF하면 지금도 나는 생각조차 하기 싫은 악몽이다. 완전히 나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은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IMF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의 금모으기 운동이 들불처럼 번져 무려 349만 명이 참여하는 기적을 이뤘다.  나도 이때 결혼식 때 장만한 금반지를 비롯해 퇴직 때 받은 행운의 열쇠 등 금이란 금은 모두 긁어 모아 금모으기 운동에 참여하는 바람에 그 이후로는 집안에서 금을 본 적이 없다. 위기때마다 국민들의 지혜가 나라를 지키는데 기여한 것이다. 이같은 국민의 자발적인 기부운동은 1907년 일제가 대한제국에게 제공한 차관 13,00만 엔을 볼모로 내정간섭을 하자 나라빚을 갚자며 국민들이 국채보상운동을 벌인뒤 두번째다. 당시 차관 1300만 엔규모란 대한제국의 연간 총세입액이 6백 엔정도였다니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더구나 이운동은 매국단체인 일진회와 일본통감부의 방해공작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끝내 좌절됐다.

 지난 8월, 80대 여성사업가인 이수영 광원산업회장이 KAIST에 676억 원 가치의 부동산을 기부했다. 그는 죽기 전에 벌어놓은 돈을 뜻깊게 쓰고 싶었는데 우리나라가 잘 사는 길은 과학기술밖에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생활이 그리 넉넉치 못한 사람들의 기부도 끊이지 않는다. 해마다 동사무소 앞에는 얼굴없는 천사들의 기부가 잇따르고 있는가 하면 시장바닥에서 붕어빵을 파는 상인도 붕어빵 한 개를 팔 때마다 10%씩 떼어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남원에서는 90대 할머니가 자신이 다니는 오래된 교회의 지붕을 고치는데 써달라며 50만 원을 목사님께 맡겼다. 정부에서 분기별로 3만 원씩 지급하는 노령교통수당을 무려 5년동안이나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모은 돈이다.

 요즘 시국이 어수선한 홍콩이지만 홍콩의 스타들은 기부천사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재산이 천4백억 원이 넘는 주윤발의 마지막 인생목표가 사후 재산의 99%를 사회에 기증하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돈은 내 돈이 아니고 내가 잠시 보관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평소에도 옷은 할인매장에서, 교통은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그의 한 달 용돈이 고작 11만원이어서 검소한 생활로 유명하다.

 성룡의 재산은 1조 5천억 원. 이미 절반은 기부했고, 죽을 때 은행잔고를 "0"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란다. 335억 원에 달하는 전용기까지 갖추고 나이 들어서까지 영화를  찍는 이유는 단순히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최선을 다해 영화를 찍어 열심히 번돈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는 외아들이 있지만 자식에게 한 푼도 물려줄 수 없다는 게 소신이다. 자식이 능력이 있으면 아버지 돈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며 능력이 없다면 더더욱 아버지가 모은 재산을 헛되이 탕진할 것이기 때문에 절대 재산을 물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아와 병마에 시달리는 소외계층을 위해 희망을 나누어 주는 기부의 손길이 끊이지 않는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준 또 하나의 선물이 바로 기부가 아닌가 한다.

                                       (2020.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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