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3 17:11
메모에 대하여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번 김세명
메모광은 중요한 내용만이 아니라 쓸데없는 내용까지 짤막하게 글로 남기려는 병적인 버릇이다. 나도 그런 사람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 쓴 업무수첩을 보니 공직에서의 메모는 쓸데없는 걸 기록한 게 많다. 퇴직하고도 그 버릇은 계속되었다. 요즘 수필을 쓰다보니 쓸데없는 기록이 수필 소재가 되기도 한다.
1日 1生 즉 하루를 일생으로 알고 사니 허투루 보낼 수 없다. 누구나 많은 일을 할 것 같아도 한 순간에 한 가지 일만 한다. 고로 선택하기 위해서는 메모가 중요하다. 實踐으로 생각한 바를 행하는 것이다. 메모 습관은 잊어버리는 걸 방지하고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하기 위해서다. 세상은 한 시도 쉬지 않고 변한다. 하루에 할 일을 메모하고 중요한 것부터 한다. 살아있는 동안은 내 시간이니 말과 행동은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다. 누구와 식사할까? 지금 무엇을 할까? 오롯이 내 몫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할 일의 일정을 조정하고 헬스장에서부터 시작하며 하루 스케줄이 차 있다. 메모한 결과다. 말보다 실행이 중요하다. 실행은 민첩하게 말은 신중하게 하라는 말을 충고로 알고 산다.
체조선수들이 공중에서 재주를 부렸어도 착지를 잘 못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것처럼 삶에서도 승승장구하고 부와 명예를 누렸어도 끝마무리가 잘못되면 나쁜 평가를 받는다. 다산의 위대한 학문 뒤에는 메모하는 습관이 있어서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았다지 않던가? 쓸데없는 걸 적어 놓는 메모광이 내 삶에 큰 도움을 주고 있음을 실감한다. 수필을 쓸 때도 쓸데없는 것 중에서 고른 소재가 우연히 수작(秀作)이 되기도 한다. 독서를 해 보면 '작가가 이 말을 하고 싶어서 쓸데없는 말들을 늘어 놓았구나! '하고 느낄 때가 있다. 가급적 수필 중에서도 단어 선택에 신중을 기하여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뜻을 다이렉트로 전하고자 노력할 일이다. 남은 생에도 메모하기처럼 좋은 마무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2020.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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