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11 10:05

가을나무

조회 수 9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을나무

정용진 시인

 

태양빛이 얇아지고

지나는 바람결이 소슬해지면

시냇가에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듯

나뭇잎들을 하나 둘 떨구면서

가을 나무가 하는 말이

예사롭지 않다.

 

너무 뜨겁던 날 괴로웠다.

폭풍우가 쏟아지던 밤이 힘들었다.

성숙한 과일들이

지체에서 떨어져가던 날

마음이 몹시 아팠다.

찬 서리가 내리치던 초겨울

끝내 뜨겁고 붉은 눈물을 흘렸다.

 

가을 나무는 벗은 채

신 앞에 홀로서는

단독자의 자세로

지난 삶을 심판 받는다.

내면 깊숙이 고뇌의 흔적으로

가슴 속에 둘려지는 연륜(年輪).

 

가을 나무는

알몸으로 서서 흰 눈을 기다리며

가지마다 볼록볼록

생명의 꽃봉오리를 키우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22 수필 ‘文化의 달’을 생각 한다 son,yongsang 2015.10.07 163
2121 수필 ‘구구탁 예설라(矩矩托 禮說羅)‘ son,yongsang 2017.01.22 602
2120 ‘더’와 ‘덜’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01 146
2119 수필 ‘세대공감‘ 1-3위, 그 다음은? -손용상 file 오연희 2015.04.11 394
2118 수필 ‘아버지‘ son,yongsang 2015.07.05 239
2117 “말” 한 마디 듣고 싶어 박영숙영 2018.08.22 128
2116 수필 “시계가 어떻게 혼자서 가?” son,yongsang 2016.03.25 276
2115 “혀”를 위한 기도 박영숙영 2018.08.19 213
2114 기타 ■소위 다케시마의 날과 독도칙령기념일 소고■ file 독도시인 2022.02.22 149
2113 人生 황숙진 2007.12.01 129
2112 地久 천일칠 2007.03.08 241
2111 유성룡 2007.09.24 169
2110 시조 年賀狀연하장을 띄웁니다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12.31 331
2109 心惱 유성룡 2008.02.22 121
2108 獨志家 유성룡 2008.03.08 154
2107 白서(白書) 가슴에 품다 강민경 2017.02.16 131
2106 祝 死望-나는 내 永魂을 죽였다 James 2007.10.02 393
2105 秋夜思鄕 황숙진 2007.09.20 170
2104 秋江에 밤이 드니 황숙진 2007.08.06 526
2103 許交 유성룡 2007.11.23 136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