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17 19:02
두 마리 새는
낮과 밤을 바꾸어 가며
절벽 중간 바위 틈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 가지에
둥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먼 바다까지 날아가
물방울들을 적셔 왔고
먼 하늘까지 날아 올라가
먼지들을 묻혀 왔다
그리고 남극과 북극 사이를 오가며
잔가지,
마른 풀,
축축한 진흙을 날라 왔다
이제 둥지가 만들어 졌다
그리고 몇 일 뒤,
둥지 밖으로 새끼 머리들이 나타났다
구름들이 보았고,
별들이 보았다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고,
날 수 없어도 움직일 수 있었다
새들은 편했다. 여기가 어딘지 몰랐다
다시 두 마리 새는 교대로 비행하며
먹이를 날라와 새끼들 입안에 넣어 주었다
새끼들을 순서대로
깃털과 부리로 쓰다듬어 주었다
새끼들 눈, 코, 입, 귀가 열리기 시작했다
보금자리:
비바람 피하고 견딘 둥지로 새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생명과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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