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오연희
'사상 최고의 관객동원’이라는 말에 혹해서
비디오를 빌렸다
본론이 중요하다며 리모콘을 맘대로 눌러대는 딸
영화 관계자와 출연자 이름이 흐르는 동양화 배경이
탁탁 끊기며 지나간다
“배경 좀 보자!”
“시간낭비에요”
삐거덕 거리는
잠시 주어진 인생무대
그 광대놀음
피할 수 없는 절벽
뛰어 내리기 보다는 내생(來生)으로
점프하는 인간사
서양에서 익힌 이름
동성애(同性愛)
동양사 속에서 살아나는 끈적한 본능
내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