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을 찍으며/오연희 원죄까지 캐 낼 수도 있다는 무언의 압력 깊고 차가운 시선의 지문 인식기 그 앞에 서다 지긋이 눌러둔 크고 작은 잘못은 어정쩡한 웃음으로 가리고 가장 순한 표정으로 두 손 가지런히 내 놓는다 -나도 이민자 입니다- 증명이 필요 없는 히스패닉 여성의 거친 손길 흑인지 백인지 명명백백 밝히겠다며 마구 나를 찍어낸다 저 소용돌이치는 밭고랑이 나를 증명해 줄까 억울하게 추방당한 이민자들의 사연이 떠올라 손이 움찔한다 적절한 포즈를 취하지 못한다고 툴툴대는 그녀의 몸짓 손에 힘주지 말라는 음성에 힘이 들어있다 험한 죄 지은 적 없으니 이땅에 살게 해 달라고 마음으로 모으는 손 울컥, 서럽다 "YTN 방송국 '동포의 창' 방영(2006년 9월 7일)영상 바로가기" '심상' 2006년 11월호 |
대다수의 이민관계 공무원들은 흑인이나 히스패닉 , 특히 여자들이고 이들은 다시 백인들에게 당한 멸시나 열등감을 영어못하는 이민자들에게 쏟아붓습니다.
장면묘사가 마치 눈앞에 보이는듯 하고 울컥 서러운 이민자의 마음이 역력히 나타나는군요.
오연희 (2006-08-14 13:40:56)
그림이 그려지는 글을 쓰고 싶은
간절함이 있습니다.
용기를 주시니...
불끈^^
힘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