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20
어제:
6
전체:
1,292,415

이달의 작가
2003.11.06 12:49

나팔꽃

조회 수 87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나팔꽃

고향집 허름한 담벼락에 기대어
덜 떨어진 눈꼽 사이로 빙긋이
웃어주던 수더분한 나팔꽃

어느 서러운 님 가방에 숨어들어
울렁이는 욕지기 참으며
내딛은 운명의 땅

후들거리는 발걸음
미끈한 버터냄새
키 큰 야자수가 어깨 구부정하게
내려다보며
이방(異邦)의 초췌한 씨 한 톨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움으로 가슴 뻐근한데
돌아갈 길 더 아득해
짐 팽개쳐놓고
작은 몸 하나 눕힐 곳 찾아 헤맸다

속으로만 터져 가는 그리움
담벼락 붙잡고
통곡했다

오르다 오르다 하늘까지 닿으면
내 고향마을 쩌렁 울리도록
추억의 나팔소리
실컷 불어보련다


2004년 미주문학 봄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9 인생, 광야의 세월 오연희 2004.06.06 795
168 나의 아이들아 1 오연희 2007.02.28 797
167 가위질 1 오연희 2005.04.20 801
166 도너츠 오연희 2004.02.18 802
165 인생, 그 세월의 강 오연희 2004.06.05 802
164 성탄카드를 샀네 1 오연희 2006.12.19 802
163 사랑 1 오연희 2007.02.28 804
162 수필 [이 아침에] 이육사의 '청포도'는 무슨 색일까? 오연희 2013.09.25 806
161 1 오연희 2006.06.08 809
160 봄인데 1 오연희 2006.02.08 812
159 통마늘 1 오연희 2006.08.09 818
158 그 바람 1 오연희 2006.03.08 818
157 우체통 앞에서 오연희 2006.10.11 819
156 사랑이 오염되다 1 오연희 2006.09.06 819
155 거울이 민망하다 1 오연희 2006.01.11 821
154 기와 사이에 1 오연희 2007.02.14 822
153 또 하나의 하늘 1 오연희 2007.04.25 822
152 뭉클거림에 대하여 1 오연희 2006.10.11 824
151 신기루 1 오연희 2007.03.14 825
150 수필 [이 아침에] 내 이름을 불러보자 오연희 2013.02.15 825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