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11 09:54

대추를 따며

조회 수 90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대추를 따며/오연희

"삼계탕 해물때 꼭 넉커래이”
엄마가 챙겨준 한국 대추
삶아 빤 수건으로 한알한알
먼지를 닦아내며 즐거워 하시던
엄마 손길이 조글조글하다

약제에 들어가는 대추도 조글조글
연두빛, 연자주빛, 진자주빛 아무리 탱탱해도
조글거리기 전에는 모두 설익은 줄 알았다

이사 온 우리집 마당의 대추나무 한그루
고개 젖혀 올려다보면
하늘 배경으로 그려진 한 폭의 풍경
탱탱의 정점에 이르면
곧바로 상해버리는 미국대추
수시로 눈맞추다 알았다

서둘러 딴 열매 설익은 얼굴들과 나누면
서로의 마음도 익히고
이국의 가을도 익어간다

속까지 익히지 못해 허전한 날은
삼계탕을 끓인다
대추 너댓 알 집어넣으면
조글조글한 엄마 웃음이 있는
달큰한 고향이 익어간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9 수필 "결혼 생활, 그거 쉽지 않지" 오연희 2015.07.06 292
408 "나는 기쁘다" 오연희 2003.06.22 1082
407 수필 "내가 뭐랬냐?" 오연희 2003.06.29 908
406 "이것또한 지나가리라" 에 대하여 1 오연희 2008.03.03 1464
405 수필 "정말 충분했어" 오연희 2003.07.12 833
404 수필 '드롭 박스'에 버려지는 아기들 오연희 2015.07.06 175
403 수필 '아니오'라고 할 수 있는 용기 오연희 2018.09.26 188
402 시작노트 '어머니' 그 무게감 1 오연희 2006.05.04 1126
401 수필 '우두커니'를 거부하는 사람들 4 오연희 2017.11.30 184
400 수필 '우리'의 정서 오연희 2007.08.07 1696
399 수필 '조심조심, 미리미리' 오연희 2017.08.02 142
398 수필 '카톡 뒷북녀'의 카톡 유감 4 오연희 2017.03.14 232
397 -도종환의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를 읽고- 오연희 2006.08.09 908
396 2023 한국일보창간 축시 file 오연희 2023.07.17 75
395 5월의 이별 오연희 2006.06.14 788
394 8월 오연희 2012.08.12 781
393 수필 94세 시어머니 1 오연희 2006.05.09 1308
392 Help Me 1 오연희 2006.07.13 748
391 K시인 이야기 오연희 2005.01.19 702
390 YMCA 1 오연희 2007.08.03 132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