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담은 입술/오연희
타냐가 봄나비 처럼 날아와 반겼다 애벌래처럼 엄마한테 찰싹 붙어있던
3살짜리 막내 인기는 아줌마한테 인사하라는 지엄마 말에 스스럼없이 내 손을 덥석 잡더니 어디론가 끌고 갔다
꼬물꼬물한 손길 뿌리칠 수 없어 그냥 따라 갔다
비로드 융단같은 잔디를 맨발로 통통거리며 앞장서 가다가 옆댕이에 난 잡풀 수북한 곳에 멈췄다
힐끗 앉으라는 눈짓에 말 잘듣는 어른은 다소곳이 몸을 내렸다 눈빛 반짝하더니 풀잎에 붙어 꼼지락거리는 풀벌래 한마리 비밀스럽게 펼쳐보이며
"너무 귀엽지?"
조그만 입에서 흘러나오는 한마디
향기가 났다
2004년 5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