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국화옆에서

posted Oct 2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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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옆에서/오연희



하루 지나면 값이 곤두박질치는
만개한 국화 옆에서

지독하게 값을 깍아대는

여고동창  얼굴이 퍼드러진 국화보다

야속하다


아들 하나 보다 못한 딸 넷이

한 철 벌어들인 꽃값보다 더 비싼

한복 곱게 차려입고

국화를 들러리 삼아

사진기를 눌러댄다


흐뭇하게  바라보는 아버지 얼굴에

가을햇살 곱게 내려 앉는다 


베개 속 국화 꽃잎

문풍지 속 꽃무늬 이파리

그윽한 아버지 훈기로

겨울을 덥힌다 


아버지의 속 울음 소리 깊게 배인

국화향기




 2004년 미주문학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