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풍경

posted Aug 1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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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오연희


팬티 하나 걸치고
공원을 달리는 할아버지
넘치는 기운에
황혼이 탄다

오가는 사람들을 스치는
눈빛에
밀려오던 어둠이 멈칫한다

불끈 쥔 주먹 사이로
가느다란 희망이 새어 나오고
아쉬웠던 시간들이
손등 위에
검버섯으로 덮혀있다

노을을 등지고 달려드는
한 젊은이
그 팽팽한 다리 사이로
세월이 밀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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