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32
어제:
16
전체:
1,293,483

이달의 작가
2006.12.13 08:04

엎치락 뒷치락

조회 수 69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엎치락 뒷치락/오연희

학교 운동장 링 위
으르릉거리는 표범처럼 맞붙은 레슬링선수
독이 바짝 오른 짐승의 단말마가 터져 나왔다
“저거 다아 쇼야” 누군가 수군거렸다
피 터지는 쇼를 보여주고 얻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의 꼬리를 싹둑 자르는
선수들의 괴성과 관중의 환호성
꼭 보고 싶은 장면 어디쯤에서 눈을 질끈 감았다
꼭꼭 감을수록
비명소리는 더 크고 장면은 더 끔찍했다

하늘까지 침이 튈 것 같은
엎치락 사람들의 쾌재
“이런 게임은 엎치락 뒷치락 하는 거야”
뒷치락 사람들의 어설픈 게임규칙
카타르시스의 절정, 그 쓸쓸한 흥분

싸움터는 더 넓어지고
승자의 어깨에 걸쳐지는 화려한 망또나
패자의 피값이 없어도
무대는 붐빈다
쇼 같기도 하고 진짜 같기도 한 인생 무대
눈을 멀근히 뜨고도 분간이 가지 않는,
어제는 선수가 되고
오늘은 관중이 되어
엎치락 뒷치락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 수필 [이 아침에] '백년칼라사진관'아직 있으려나 오연희 2013.05.31 826
148 언어의 구슬 오연희 2005.07.07 831
147 수필 "정말 충분했어" 오연희 2003.07.12 833
146 근황(近況) 1 오연희 2006.05.24 835
145 잠 속에서도 자란다 1 오연희 2012.08.12 835
144 수필 재수없는 날 오연희 2003.07.21 836
143 휘트니스 센터 1 오연희 2005.07.20 845
142 진실 1 오연희 2005.10.05 847
141 국화옆에서 오연희 2004.10.20 849
140 어느 시인의 첫 시집 1 오연희 2006.02.08 849
139 축제, 그 다음 오연희 2007.06.27 851
138 엄마, 아부지 오연희 2003.12.13 854
137 레돈도 비치에서 1 오연희 2004.08.21 854
136 그날이 오면 1 오연희 2004.12.24 856
135 깨금발 1 오연희 2006.12.13 857
134 수필 칠흑 같은 밤길의 동반자 오연희 2012.05.04 858
133 부두에서외 빠진 글 보관-말걸기/ 오연희 2003.08.20 859
132 가을연가 오연희 2003.10.17 862
131 수필 아련한 추억하나 오연희 2003.08.07 867
130 수필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오연희 2012.09.23 868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