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6
어제:
7
전체:
1,293,428

이달의 작가
2006.12.13 08:04

엎치락 뒷치락

조회 수 69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엎치락 뒷치락/오연희

학교 운동장 링 위
으르릉거리는 표범처럼 맞붙은 레슬링선수
독이 바짝 오른 짐승의 단말마가 터져 나왔다
“저거 다아 쇼야” 누군가 수군거렸다
피 터지는 쇼를 보여주고 얻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의 꼬리를 싹둑 자르는
선수들의 괴성과 관중의 환호성
꼭 보고 싶은 장면 어디쯤에서 눈을 질끈 감았다
꼭꼭 감을수록
비명소리는 더 크고 장면은 더 끔찍했다

하늘까지 침이 튈 것 같은
엎치락 사람들의 쾌재
“이런 게임은 엎치락 뒷치락 하는 거야”
뒷치락 사람들의 어설픈 게임규칙
카타르시스의 절정, 그 쓸쓸한 흥분

싸움터는 더 넓어지고
승자의 어깨에 걸쳐지는 화려한 망또나
패자의 피값이 없어도
무대는 붐빈다
쇼 같기도 하고 진짜 같기도 한 인생 무대
눈을 멀근히 뜨고도 분간이 가지 않는,
어제는 선수가 되고
오늘은 관중이 되어
엎치락 뒷치락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 그립다 오연희 2005.08.17 616
148 말 걸기 1 오연희 2006.08.23 614
147 수필 [이 아침에]꽃 가꾸거나 몸 가꾸거나 오연희 2012.10.25 614
146 자국 오연희 2005.09.21 612
145 수필 [이 아침에] 좋은 머리 좋은 곳에 쓰기(3/6/14) 오연희 2014.03.07 611
144 수필 [이 아침에] 꽃이름 나무이름 기억하기 8/15/14 오연희 2014.08.17 610
143 해변에서 1 오연희 2003.08.05 604
142 수필 자식 결혼과 부모노릇 오연희 2012.10.25 603
141 국화차를 마시며 오연희 2013.12.08 603
140 시나리오 오연희 2005.04.20 596
139 이랬으면 좋겠다 오연희 2003.07.24 591
138 수필 [이 아침에] 북한 여성 '설경'에 대한 추억 오연희 2013.10.21 591
137 수필 신선하고 재미있는 문화 오연희 2012.09.04 589
136 수필 [이 아침에] 제 잘못 모르면 생사람 잡는다 오연희 2013.07.31 587
135 반쪽의 슬픔 오연희 2005.03.16 568
134 수필 [이 아침에] 내가 만났던 국제결혼 여성들 오연희 2013.04.30 563
133 수필 [이 아침에] 부족함이 주는 풍요로움 오연희 2013.08.28 559
132 수필 [이 아침에] 주인공 아니어도 기쁜 이유 오연희 2013.02.15 554
131 수필 [이 아침에] "엄마, 두부고명 어떻게 만들어요?" 10/22/14 오연희 2014.10.24 554
130 수필 [이 아침에] 네 자매가 함께 떠나는 여행 (1/22/2014) 오연희 2014.01.23 550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