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오연희
예배당 꽃 담당자와 함께
꽃 시장에 갔다
꽃 속을 노닐다보면
꽃이 될까
꽃 향기 폴폴 날리는
아침을 기대하며
따라 나선 길
꽃꽃이의 주제를 생각하며
한 주를 보냈다는 그녀의 첫 마디가
저음의 첼로 곡조가 되어
들 뜬 내 가슴을 내려앉힌다
"꽃꽃이는 꽃의 표정을 살리는 일이에요"
소프라노의 절절함으로 울리는
둘째 마디
표정을 살려내지 못하면
꽃은 그냥 꽃
사람도 그냥 사람
매일새벽 무릎으로 걸러낸
그녀의 표정이
온통 꽃이다
-'심상' 2008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