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파 꽃

posted Mar 1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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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꽃


날렵한 잔파가 스무 단에 99센트

넉넉한 미끼 앞에 한국마켓 박 터지는 날

한 구석에 밀려있는 두툼한 대파가 처량맞다


‘육개장에는 굵은 대파가 들어가야 제 맛 나는기라’

내 속에서 들리는 풋풋한 음성 저도 들었다는 듯

화들짝 생기가 도는 팟단

숭숭 썰어 넣고 남은 반 텃밭에 심었다


‘우리걱정은 마라  괜찮으면 다 괜찮다’

태평양 건너 온 바싹 마른 음성에 울컥

'걱정 안해 안 한다구' 꾸역꾸역

육개장 한 그릇 밀어넣었다


종일토록 나를 지휘하는 초록 방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