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꽃
날렵한 잔파가 스무 단에 99센트
넉넉한 미끼 앞에 한국마켓 박 터지는 날
한 구석에 밀려있는 두툼한 대파가 처량맞다
‘육개장에는 굵은 대파가 들어가야 제 맛 나는기라’
내 속에서 들리는 풋풋한 음성 저도 들었다는 듯
화들짝 생기가 도는 팟단
숭숭 썰어 넣고 남은 반 텃밭에 심었다
‘우리걱정은 마라 괜찮으면 다 괜찮다’
태평양 건너 온 바싹 마른 음성에 울컥
'걱정 안해 안 한다구' 꾸역꾸역
육개장 한 그릇 밀어넣었다
종일토록 나를 지휘하는
초록 방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