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누이

posted Aug 1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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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

오연희

잠시 머무는 동생네 밤낮으로 다듬는 누이

온 집 안팎이 말끔하네

담벼락 없는 동네 오가는 이웃들

낯선 누이에게 신기한 듯 말을 건너네

주섬주섬 몇 개의 꼬부랑말에 호탕한 웃음 하나 얻으면

어찌어찌 다 통하네

계절치도 않다. 행맹이가 빠졌다. 슬금하다

듣도보도 못한 생뚱맞은 내 나라말도 술술이네

누이의 가슴에 살고 있는 고향이 마냥 정겹네

꽃 나무 동물 눈에 보이는 쪽쪽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네

이름이 된 사연도 줄줄이 꿰는 누이가 품고 있는

수줍은 언어가 오돌오돌 만져지네

누이의 가슴에 차오르는 생명들 시를 만나면 좋겠네

누이도 시도 모두 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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