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30
전체:
1,292,335

이달의 작가

시골맛

2003.07.29 17:31

김예년 조회 수:96 추천:10

2년전 까지 우리집은 시골같았습니다

2년전 까지 우리아파트 앞에는 커다란 공터가 있었습니다
어느 건설업체에서 아파트를 짓기로 했었는데 IMF 가 터지는
바람에 공사를 못하고 한참을 비워두었던 땅이지요

그땅은 주위 동네 분들이 밭을 일구어 각종 야채들을 심어서
먹는 땅이기도 했습니다

비오는 여름이면 여기에 사는 개구리 맹꽁이 두꺼비들이
노래를 합니다

"개굴 개굴...개골 개골.."
"맹~꽁.. 매엥~꽁"
"꾸룩.... 꾸루룩"

비오는 여름 늦은밤 거실에 누어 있으면
마치 시골 대청마루에 누워있는느낌이었습니다

2년전에 어느 건설업체에서 이곳에 아파트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많던 개구리들이 다 어딜 갔는지 지난 여름엔 개구리 한마리도
울지않았었습니다

매년찾아오던 개구리노래가 딱 그치니 너무 허전했었습니다

그런데 올 장마가 시작될즈음에 맹꽁이 두어마리가 노래를
하는걸 들었습니다

맹~꽁 맹~꽁 서로 번갈아 부르는 노래를 들으니
정말 반갑고 좋았습니다
베란다 문을 열고 한참을 듣고 안방에서 잠들기 전에도 들었습니다


얼마전 비가조금 왔는데도 맹꽁이는 노래를 안불렀습니다
그리고 어제 비가조금 왔는데도 맹꽁인 노래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아마 다른곳으로 떠난거 같습니다
이젠 영영 돌아올거 같지 않습니다

도시의 아파트에서도 시골맛을 느끼게 해주었던
그 개구리 형제들이 다 어디로 갔을까.

개골 개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