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29
어제:
65
전체:
1,292,712

이달의 작가

요즘 사는 이야기

2004.09.22 06:04

김종연 조회 수:37 추천:4

음..실명으로 글쓸수 있어서 좋으네요.. 어디 그러라는 곳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쓰는 글의 상당수는 필명으로 올라 갑니다. 그래서 실명으로 글쓰는 곳은 그저 아는 양반들이나 모인 동네 아니면.... 좀 씁슬 하죠....

이달 초에 최종 심사 마치고 이런 저런 수정을 한다는 핑계로 있지만, 백수의 일자리 찾기라는 표현이 정답인듯 합니다. 지난 여름에 한국에 다녀 왔습니다. 일자리 알아 보기도 할겸 이런 저런 인사도 할겸... 많이 변했지만, 앞으로 변할일이 더 많은 나라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특히 대단히 보수적인, 아니 보수적이라기 보다는 수구적인, 한국의 학계의 풍경은 실망 그 자체 였습니다.

능력 보다는 인맥이 중요 하고, 연구 경력 보다는 누군가의 일을 도와준 경력이 중요 하고, 다양한 기법에 대한 적용 능력이랄까 그런 것보다는 로비 능력이나 다른 교수들과의 술자리 관계 정리 능력이 중요한 그런 모습 말입니다.

정부는 나름 대로 한다고 이런 저런 압박을 가한다고 하더군요. 외부 심사도 강화 하고 뭐도 강화 하고... 그러나 철밥통이 걸린 문제가 되면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이익 집단 사수에 총궐기 하더군요... 그리고 아주 다양하고 치사한 편법들을 만들어 내고 전파 하고 하면서 그 철옹성 지키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칭 원로 교수라는 사람들은 자신의 후임으로 자신을 공격 하지 않을 자신의 심복 심기 에 분주 하고 말입니다. 아마도 나를 딛고 오르거라 하던 그런 스승은 책에만 나오는 스승이었나 봅니다.

그라고 돌아와서 최종 심사 마치고... 근처 동네에 있는 대학에 연구원 원서 내놓고.. 될 가능성 별로 없습니다. 그것도 사연이 긴데...
제게는 아주 끌리는 자리 입니다. 사실 한국가서 갈곳없는 것은 아닙니다.정부 연구소 한곳에서 와달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은사님은 그래도 제자라고 들어와서 연구실이라도 지키고 후배들 강의를 맡아 달라고 해주시기는 합니다.그러나 두곳 모두 안정된 자리들은 아니고 임시직들입니다. 그리고 정부연구소 같은 경우는 프로젝트에 매어야 하는 상황이고 또 한국에 가서도 가족들이랑도 떨어져 살아야 하고... 그래서 알아본 곳이 옆동네 자리 입니다. 집사람 결사 반대 하고 원서도 내지 말라고 했지만, 이미 그쪽 교수분에게 원서를 내도 되겠느냐 라는 예비 질문을 해본 뒤인지라 안내면 욕먹을듯 하고 (흥정 잔뜩 해놓고 안살래 하기도 뭐하지 않습니까? ) 일의 내용도 제게 도움이 많이 될듯해서 원서만 냈습니다. 그런데 될 가능성은 별로 라고 하는 것은... 그쪽이 원하는 전공이 저희학과 출신이 아니라 김영석씨네 과 계열 입니다. 일의 성격 자체는 저희 동네 일인데 그 교수가 은연중에 저희 지도 교수한테 자신들 전공 중에서 이런 일을 해본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했다더군요. 그런데 그쪽에서 저희쪽 일을-3차원 지형 변화 연구 시뮬레이션-을 해본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아니 MIT애들이 좀 있는데 다들 자리들 잘 잡아서 있는 판에 무슨 영국 타령이겠습니까? 날씨도 안좋은데... 월급도 짜고.... 그리고 그쪽 기존 연구진 두명이 이미 그쪽 전공인지라.... 그러다 보니 지도 교수도 야 한번 원서나 내보자 하더라구요. 암튼 원서 내놓고 로토 복권 샀다 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지도 교수 양반 한테도 그렇고 심사위원했던 양반 한테도 그렇고.. 이건 로토야.. 알지? 이렇게 이메일 냈으니까요.

음 그리고 나서 이런 저런 수정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출간 해야 하니까. 근데 이 영감쟁이 들이 먹으면 토하질 않아요... 벌써 세편이나 초고 재고 까지 지도 교수들한테 들이 밀었는데 가타 부타 말도 없고... 내일은 가서 옆구리좀 찌를 참입니다. 빨리 읽어 보고 코멘트를 하던지 리젝트를 하던지 하라고... 리젝트는 못하는거 알거든요. 이미 학술 회의에서 다 발표된 내용이고 그 내용이 벌써 인용 되고 있고 게다가 편집장 하는 양반들이랑 대충 이야기 해봐서 하자라고 하는거 아는데 리젝 하면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격이 되니까...

그러니까 완전히 백수인 거죠....

저도 세상이 빨리 변하기를 기대 했어요. 조금은 변하고 정치판의 윗물은 좀 변하더군요. 청와대 인사수석 하는 정찬용씨가 미국 가서 정부가 외국에 있는 한국인 인재들을 많이 데려 가려고 한다라는 이야기도 하고 추천해 달라고 하기도 하고... 그런데그게 한국에서 실제 벌어 지는 일들과는 괴리가 큰 거죠...
정부에서 하는 것중에 하나가 여성인력 채용 정책이라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자리 조차도 여성들이 원서 낸다고 하면 그냥 이런 저런 말같지 않은 이유 대서 탈락 시키고 결국은 예전 그대로 심복 심기 한다고 하더라구요. 뉴욕 사는 친구 하나가 거기 물먹고 이를 갈면서 미국 나왔더라구요. 다른데 사는 다른 친구 하나는 열심히 일 일년 해주고 나니 해고 통지서 날아 오더랍니다. 전공 부적합이라고... 교수자리도 아니고 연구소 자리 였는데 그 연구소 소장이랑 그 박사 양반이 출신 학과가 달랐던 거죠. 연구소장 지휘하에 전공 정리-인종청소- 해버린 거죠.... 그게 10년전 이야기도 아니고 작년 이야기 거든요... 그런 현실은 그냥 두면서 외국의 우수 인력을.. 웃기는 이야기죠...  

요즘도 상당히 자주 정부에 그런 이야기들을 합니다. 좀 삽질좀 하지 말고 그런 풍토들 고쳐라... 그러면 답답한 관료들 그렇게 대답 하더군요. 조사해 봤는데 서류에 문제 없다. 서류에 문제 없는데 어쩌냐... 법 제도가 미비 해서 곤란 하다... 인사권이 그런 사람들이 쥐고 있으면 이유 백만 가지 만들어서 올린다. 그거 말 안된다고 하면 언론에 대고 자율권 침해 하고 낙하산 할려고 한다난리 치고... 그리고 정부의 젊은 친구들은 술만 는다고 하더라구요. 좋은 일로 어디서 공술 얻어 먹어서 술이 느는게 아니라 10가지 이야기 해서 대안 만들어 오라면 1개도 잘 안한대요. 핑계만 백만가지 올린다고 하더군요. 왜 바꾸면 안되는지... 아 한국 교수들의 정년을 영국식의 프로페서 시스템으로 바꾸면 어떻겠느냐 하는 제안을 냈어요. 그거 알아본 담당자가 하는 말.. 근데요 그거 하면 우수한 인재들이 다 학교를 떠난다고 교육부가 그러던데요....아 그 우수한 인재의 개념이 뭐래요... 존경 받는 원로라고 하더라구요... 그걸 듣고 있었어요 귀퉁배기를 한대 날리지... 교육부 1급 공무원이 진지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면 진짜 속상해요.저희는 그렇게 화도 못냅니다. 하도 한강 간다고 난리쳐서..... 조폭들인지 공무원들인지 모르겠어요..  

암튼 그렇게 삽니다.

참 시간나는 대로 놀러 올께요.. 백수니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새홈을 열며 [13] 오연희 2005.01.22 8437
1747 안녕하세요? 일산댁 2004.09.30 43
1746 따끈한 기운 솔솔 ... 오연희 2004.09.30 23
1745 예리한 그 남자의 눈빛 오연희 2004.09.30 48
1744 감사합니다 유봉희 2004.09.30 33
1743 좋은걸- 얼음고기 2004.09.30 33
1742 옆구리 터진 송편 오연희 2004.09.29 25
1741 제 아들이... 오연희 2004.09.29 28
1740 축하드립니다 이정화 2004.09.28 42
1739 추석에 송편같은 그대 미소 그리며 Joy 2004.09.27 40
1738 좋네요 최석봉 2004.09.27 43
1737 쉽지 않은 시간들 오연희 2004.09.27 51
1736 [re] 고맙고 또 감사하고... *^^* 오연희 2004.09.27 34
1735 한가위 김진학 2004.09.26 42
1734 고맙고 또 감사하고... *^^* 장태숙 2004.09.26 36
1733 별말씀을.... 오연희 2004.09.25 32
1732 시 읽는 기쁨을 위하여 Moon 2004.09.24 33
1731 즐거운 추석 명절을! 오정방 2004.09.24 42
1730 백수니까... 오연희 2004.09.23 40
1729 참 소중한 인연 강학희 2004.09.23 36
» 요즘 사는 이야기 김종연 2004.09.22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