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2023.01.02 00:31
거미줄
김수영
애쓰지 않고도 가만히
거미줄에 달라붙은 먹잇감
어처구니 없는 건달이네요
거미줄 타는 모습이 곡예하듯 건들건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을 팔아먹었다고 하는데
한 수 더 뜨는 게으름뱅이
빈 털털이
그러나 언제나 허풍 떠는 꼴 불견
거미줄 세상이 자기 왕국이라고 뻐기지만
세찬 비바람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허무한 삶
그래도 찢겨진 거미줄이 나무잎에 걸려 처량한데
아침햇살이 눈부신데
거미줄에 걸린 물방울이 영롱하다
거미는 건달이였지만
그가 남겨놓은 유산은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는 포물선이다
거기에 예쁜 꿈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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