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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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작은 밤의 노래

2023.01.03 23:42

조형숙 조회 수:34

노을이 지나기전에 당신 왔으면 좋겠네 
나 여기 앉아 있을게 
이제 곧 밤이 올텐데 
별 총총 빛나기 전에 
내게 와서 *작은 밤의 노래를 들려다오
 
어디에 있는거야 마르가리타
 
바람을 가르며 돌고 있는 페달 
세상을 따라 돌고 있다
핸들을 잡지 않으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다
 
너와 나 빵 봉지가 있어 따뜻했다 
자전거만 있으면 아무데도 갈 수 있었다 
쉬지 않고 달려갈 수 있어 좋았다
핸들에다  바퀴 양 옆에다 주렁주렁 먹을 것 달고
얼굴을 감싸는  바람 가르기 좋아했잖아
 
함께했던 그 카페가 문을 닫았다   
노오란 벽이 나를 바라본다
네가 올 때까지 난 기다리고 있어야해 
어디로 갈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난 모르거든
 
자전거는 어디로 간거야  왜 여기 없는거야 
 
모르겠다 기억이 안난다
기억해라 기억해라 이 멍청이
양손으로 머리를 두들긴다  
생각이 안나는걸 어쩌라고 
 
강가에 서서 오래도록 물에 비치는 빛의 변화를 보았다 
갑자기 어두워졌다 
무서웠다 
자전거를 던져두고 내쳐 달려온 이곳에 없는 당신
 
이상하다 자전거도 없고 당신도 없다 
여기저기 둘러봐도 아무도 없다 
나를 찾는 이가 없다 
내가 찾는 당신도 없다
사랑이 이렇게 먼데 있는지 몰랐네
 
어디에 있는거야 마르가리타
 
*작은 밤의 노래 : A little night music / Eine Kleine Nachtmusik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이른 아침의 일요일'  (Early Sunday Morning) 을 보고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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