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08 13:49
마지막 포옹 - 이만구(李滿九)
푸른 오월, 내 마음 적시는 비 내린다
비 오는 날, 공항의 이별사진 한 장
그 해, 인천에 하염없이 내리던 봄비
촉촉이 젖은 어두운 밤 어둔 새
얼룩진 기창밖 기억 아련히 떠오른다
아침안개 자욱한 새벽길을 나서며
푹푹한 그 숨결 아직도 남긴 체,
한결같은 웃음으로 먼 길 잘 가라고...
하늘 아래 산다면, 언젠가 만나리라
헛된 맹세로 잡은 손 놓던 긴 포옹
바다가 보이는 항구의 이층 아파트
고향에 가거든 꼭 찾아 뵈오리라
군자란 그녀의 기다림 꽃피고 있었다
잊혀가는 세월 다시 만날 기약은 멀고
유월 들어 뻐꾸기 앞서 날아가던 날
가슴에 멍들어 간 붉은 꽃 순정이여!
이제는 허무하게 사라져 간 그림자
사랑으로 안겨오는 어머니 품속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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