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09 21:04
시는 사랑을 싣고 - 이만구(李滿九)
잊혀가는 그 가을날에 주었던 낙엽 한 장
오래된 일기장 속의 책갈피
빛바랜 노란 은행잎을 꺼내 보며
아련히 떠오르는 중학교 친구를 찾고 싶다
외딴 시골, 흙먼지 나는 가로수 길 지나
삼학동까지 통학하던 '박종명'
추억에 묻힌 맑은 종소리, 그 이름 불러본다
홀어머니와 누이랑 한 마을에서 살면서
늘 단정한 용모과 눈웃음 짓던 그가
어느 토요일 오후, 집으로의 초대
회현 방면 시외버스 타고 간 가을날이었다
산언덕 위 종탑에서 울리던 저녁 종소리
그 교회 뒤뜰, 사택에서 살던 누이의
한약 달이는 부채소리와 기침소리...
우리는 집으로 가던 길에 교회 먼저 갔었다
가난이 판치던 힘겨운 시절 함께 보내며
애틋한 우정과 애환 나누던 옛 친구
다시 한번 불러보고 싶은 나의 동창생 '종명'아~
긴 세월 흘러도 마음속 깊이 남겨진 그리움
내가 먼저 고향 떠나 너와 끊어진 이후,
네 모습은 이제 영영 찾을 길 없구나
아스라이 먼 저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거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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