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3 11:42
바닷새의 꿀잠 - 이만구(李滿九)
불 꺼진 항구에 출렁이는 밤바다
솟대 위에 앉아 망망대해 바라보는 물새여
어찌, 하얀 공상의 나래 펼치고
등대 넘어 저 멀리 날아가려 하는가
밤하늘 별들이 쏟아져 내린 바다 저편
수많은 은빛 물결 반짝이는데...
불면의 절벽 앞에 서서
심연에서 밀려오는 파도소리 귀 기울인다
떠나온 터전, 그 강촌의 아련한 그리움도
갯바위 소리쳐 깨어지는 물거품도
그러는 사이, 밤안개처럼 사라져 가고
텅 빈 마음으로 이끌어 내는 스르륵 꿀잠
몰입의 벼랑 끝에서 곯아떨어지는
깊은 물속에서 떠오르는 표류의 고요함으로
눈 감고 스쳐 지나갔을 뿐
이제 한 순간도 지난 일 감지 못한 체...
머나먼 길, 혼자 날아와 지친 날개 접고
떠오르는 눈부신 아침햇살 비치는
새 날을 꿈꾸며 아무 생각도 없이
바닷새는 혼자 하룻밤 곤한 잠 청하고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1 | 뒷모습 | Noeul | 2024.01.20 | 71 |
40 | 물밥 식사 | Noeul | 2024.01.20 | 70 |
39 | 귀로의 밤 | Noeul | 2023.12.03 | 70 |
38 | 나를 찾는 숲 | Noeul | 2024.01.21 | 69 |
37 | 산유화 앞에서 | Noeul | 2023.06.14 | 69 |
36 | 겨울 덤불숲 | Noeul | 2023.06.14 | 67 |
35 | 풀숲 속 무꽃향기 | Noeul | 2023.06.09 | 66 |
34 | 고향에 눈은 내리고 | Noeul | 2023.12.31 | 65 |
33 | 꽃상여 | Noeul | 2023.12.29 | 65 |
» | 바닷새의 꿀잠 | Noeul | 2023.06.13 | 64 |
31 | 남원으로 갑니다 | Noeul | 2024.02.03 | 63 |
30 | 아카시아 꽃길 | Noeul | 2024.01.02 | 63 |
29 | 길은 멀어도 | Noeul | 2023.12.27 | 63 |
28 | 독방 | Noeul | 2024.01.20 | 62 |
27 | 아침 둘레길 | Noeul | 2023.06.14 | 62 |
26 | 천년의 바위 | Noeul | 2023.06.14 | 62 |
25 | 국수 한 그릇 | Noeul | 2023.11.23 | 61 |
24 | 충무공 이순신 | Noeul | 2024.01.23 | 61 |
23 | 사랑은 더디 오더이다 | Noeul | 2024.01.17 | 60 |
22 | 초여름 아침햇살 | Noeul | 2023.06.14 | 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