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4 15:35
차창 밖 풍경 - 이만구(李滿九)
시계추처럼 달리는 이국의 출퇴근길,
이런 교통 체증의 도심을 떠나
한가한 외각 교외에서 살면서
단조롭게 운전하고 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통근길 잠시라도 한눈팔았다간
다시 볼 수 없는 세상, 온 신경 곤두세운다
차 막힐 때와 빨간 신호 멈춤에서
언뜻, 이국의 풍경 훔쳐보며
좀 더 여유 있게 생각에 잠길 수 있었던
통학하던 학창 시절이 떠오른다
코스모스 피어나던 대야역 기찻길,
창밖에 끝없이 펼쳐지는 황금 들녘과
창동에서 버스 타고 광화문에서 갈아타던
신촌행 버스 차창 밖 서울 풍경...
방학 때는 고속버스 귀향길이었다
고향의 고속도로 진입로
그 화려했던 벚꽃길 그립다
아직도, 봄 되면 그 자리에 피어 있을까
성에 낀 차창 너머로 비친
눈 내리던 중앙청 앞
추억 어린 그 시절, 시내버스 정류장...
담벼락 아래 노란 은행잎 뒹굴던 거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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