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4 15:44
초여름 아침햇살 - 이만구(李滿九)
먼 기차 기적소리에 잠 깨어난 항구의 도시
눈 비비고 호텔 밖으로 나가 윗길에 서니, 어제 본 밤 풍경 안개 걷히고 어느 낯선 이국에 와 있는 듯...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동트는 여명의 아침
눈부신 햇살 비친 오프 화이트 빛 성벽 넘어 텅 빈 백사장, 갈매기 몇 마리 내려와 앉아 있고
앞 건물 위로 파도에 씻긴 태양 솟아오른다
밤사이 찬 바닷바람 길가 장미꽃 피우고, 양지바른 곳 선인장 따사로운 아침
여정의 마음 - 해안 도로 미끄러지듯 빠져나올 때 - 벌써 아침 해는 산 위로 떠올라 있다
차창 밖, 빨갛게 익어가는 딸기 밭 아낙들 머리에 두건 쓰고 분주하고
저 포도나무 언덕 맑은 햇살과 쇄락한 아침
초여름 휴양지, 초록의 풍경 은빛으로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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