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4 15:58
천년의 바위 - 이만구(李滿九)
산 위의 폭포 거친 물결 휩쓸고 간 뒤,
구르다 고립된 큰 거북이 바위
어느 부드러운 바람의 손길인가
세월의 흔적으로 매끄럽게 굽어진 등
천년의 고요함 지켜 온 나날들
제 무게의 균열, 반으로 쪼개지는
산빛 깨치는 햇살 아래 강물이 흐른다
갈까마귀 그 정수리에 날아 앉아
방랑의 뜬구름 하늘 그림자 드리우면
허무한 푸른 바다의 꿈 그리워
재색 빛 옷으로 갈아입은 돌거북이
세상사, 아무리 비바람 몰아친다 해도
한 백 년 끄덕 없이 버틸 거라고
산 능선 중턱, 거북 머릿돌 치키고 섰다
인적 드문 산길, 철 따라 들꽃 피는데
거대한 바위돌 부서져 흙이 되어도
먼 산 바라보는 구도의 시선으로
돌이 된 마음, 드높은 하늘 우러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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