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48
어제:
165
전체:
250,142

이달의 작가

여름산

2023.06.14 16:06

Noeul 조회 수:73

여름산 - 이만구(李滿九)

아침 이슬 살라먹고 떠오르는 태양
숲 속의 나무그늘 매미가 울고
내리막 길목 토끼들 풀 헤집고 부산하다

헝클어진 여름 풀밭 속 어디선가
밤사이 그리도 자욱하던 풀벌레 소리
황톳길 더운 바람으로 안겨 와
숨 죽이고 있는 짧은 한 철의 생명들

눈 오지 않는 산, 장대비라도 내리면
싹 뜨던 제비꽃 별무리 흔적 간 곳 없고
따스한 봄날의 기억만 남긴 체
힘 지친 기다란 회향초 줄기 스쳐가는

들풀의 황금 물결치는 산길 지나
하늘 구름 손 흔들다 타는 목마름으로
씨알 영그는 정오의 정적 속에
철 그른 꽃 피우려다 시들어가는 억새풀

마지막 한 방울 눈물마저 메말라가는
잃어버린 풀향기 7월의 로즈메리
산언덕 길목에서 그 무엇을 기다리는 걸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 뒷모습 Noeul 2024.01.20 70
40 귀로의 밤 Noeul 2023.12.03 70
39 빛바랜 작은 수첩 Noeul 2024.01.20 71
38 시는 사랑을 싣고 Noeul 2023.06.09 72
» 여름산 Noeul 2023.06.14 73
36 어느 로사리오 인연 Noeul 2023.06.09 74
35 아내의 간장게장 Noeul 2023.10.01 75
34 한 여름날의 기억 Noeul 2023.06.09 79
33 봄날의 정원 Noeul 2023.06.14 79
32 마음의 보석 Noeul 2024.02.07 84
31 마지막 포옹 Noeul 2023.06.08 85
30 좁은 길 Noeul 2024.01.13 85
29 주홍장미 Noeul 2024.04.13 86
28 여름 원두막 Noeul 2023.07.22 93
27 무말랭이 Noeul 2024.01.21 95
26 보랏꽃 피는 산 Noeul 2024.04.13 102
25 겨울밤 풍경 Noeul 2023.12.09 105
24 겨울비 우산 속 Noeul 2023.12.23 105
23 내 넋은 고향 언덕에 Noeul 2024.02.08 105
22 노을 시선 80편 update Noeul 2024.05.14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