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22
어제:
7
전체:
249,737

이달의 작가

여름산

2023.06.14 16:06

Noeul 조회 수:72

여름산 - 이만구(李滿九)

아침 이슬 살라먹고 떠오르는 태양
숲 속의 나무그늘 매미가 울고
내리막 길목 토끼들 풀 헤집고 부산하다

헝클어진 여름 풀밭 속 어디선가
밤사이 그리도 자욱하던 풀벌레 소리
황톳길 더운 바람으로 안겨 와
숨 죽이고 있는 짧은 한 철의 생명들

눈 오지 않는 산, 장대비라도 내리면
싹 뜨던 제비꽃 별무리 흔적 간 곳 없고
따스한 봄날의 기억만 남긴 체
힘 지친 기다란 회향초 줄기 스쳐가는

들풀의 황금 물결치는 산길 지나
하늘 구름 손 흔들다 타는 목마름으로
씨알 영그는 정오의 정적 속에
철 그른 꽃 피우려다 시들어가는 억새풀

마지막 한 방울 눈물마저 메말라가는
잃어버린 풀향기 7월의 로즈메리
산언덕 길목에서 그 무엇을 기다리는 걸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1 침묵 앞에서 [1] Noeul 2018.01.03 531
80 봄이 오는 길목에서 Noeul 2017.12.22 472
79 겨울 멜로디 Noeul 2019.12.28 391
78 도시의 겨울비 [1] Noeul 2020.05.13 359
77 걷다 오는 행길 [1] Noeul 2021.05.01 325
76 오레곤에 와서 [1] Noeul 2022.11.01 287
75 국화꽃 한 송이 Noeul 2024.02.08 253
74 여창의 달빛아래 Noeul 2024.02.04 211
73 가을에 핀 배꽃 Noeul 2023.01.14 202
72 길 위의 자유인 Noeul 2024.02.05 199
71 유월의 소나무길 Noeul 2023.06.24 183
70 국제전화 Noeul 2023.09.21 136
69 자카란다꽃 Noeul 2023.07.11 135
68 거울 속의 아버지 Noeul 2023.11.06 134
67 몽고반점 Noeul 2024.02.08 128
66 망향 Noeul 2023.11.24 123
65 외로운 별빛 Noeul 2024.02.08 122
64 윤사월 붉은 봄꽃이 Noeul 2024.04.03 116
63 봄의 자리에 누어 update Noeul 2024.03.17 115
62 그때 생각이 Noeul 2023.06.21 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