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11 17:26
자카란다꽃 - 이만구(李滿九)
먼바다 지나 온 바람이 스치어 가는
도시로 향하는 가로수길
양옆에 자카란다 나무꽃 화사하게 피어있다
아카시아꽃 향내 맡으며 거닐던
두고 온 고향 산언덕의
한 줌 하얀 꽃, 그 추억의 해맑은 웃음으로
허기진 욕망일까
가지마다 풍성히 보이는
저 꽃타래가 소담스럽게 물들어 있다
초록 아카시아 이파리 위에 비치는
정열의 아침 햇살
그 붉은 순정 가슴에 안고
피어난 보랏빛의 환상적인 열대의 꽃이여!
7월의 푸르른 하늘아래
꿀향기 매달고 너울거리는 고목의 가로수
속삭이듯 숨 죽이는 듯
가지 끝, 꽃들의 밀어
무언의 작은 벨 소리 찰랑이는가
흩어져 날리는 초여름 꽃잎의 향연
그늘진 길가에 내 마음의 풍선 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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