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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아래서 사과謝過하고 용서를 구하다

오정방


철없던 유년시절 또래 동무들과
주인 몰래 사과밭 철조망을 넘었던 일
허락받지 않고 사과서리를 했던 일
도둑고양이 모양 훔쳐먹는 놈이
마음이 두근두근거린 나머지
더러는 애꿎은 어린가지도 꺾었던 일
그러고도 미안한 생각조차 못했던 일,

시골 고향 그 과수원 주인장은
이미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사과謝過를 받을 수도 없고
용서를 해줄 수도 없겠지만
오늘 이국땅 한 사과밭에 와서
사과를 따면서 그 옛날 기억이 떠올라
나홀로 참회하고 깊이 용서를 구한다

<2018.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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