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6일 일기, 잠자고 있는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며...

2007.08.16 05:33

허 경조 조회 수:302 추천:36


요사이는 고연히 아침 일찍 잠이 저절로 꺠진다.아무래도 나이가 몸의 변화를 일으키는갑다.



문득 옆으로 얼굴을 돌려 아직 잠자는 아내의 얼굴을 들여다 본다,

가끔 가다 "여보 , 당신 얼굴 아직 쓸만해 "라고 말은 하지만

이제 세월의 흐름이 얼굴에 나타나는지 기미와 잔주름이 나의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꽃다운 나이 23살, 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7살위의 노총각에게 시집와 호강한번 못하고 이민의 삶을 꾸려가며 둘째애마저 이달 말이면 대학가는 동안의 생활을 불평한번 안하고 묵묵히 못난 남편의 뒷바라지를 22년간이나 해온 당신에게 이 새벽 그 얼굴을 쳐다보니 온갖 감회가 새롭다.


어쩌다 조금비싼 옷을 사면 내 눈치를 보던 소박함

친구집에 갔다 속상한 일이 생겨도( 돈에 관한)  내게 내색조차 안하던 무던함.

장모님의 체질을 닮아 무릎 관절염이 있어 가끔 아파와도 "이게 성가시게 구네" 한마디로 넘어가는 대범함.

애들에게 무슨 문제가 생기면 단도직입적으로 소리를 높여 언쟁을 벌이다가도 잠시후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훌훌 털어버리는 시원함.



이제 다음주 금요일에는 대학 기숙사로 둘째를 데려다주고 나면 둘만 남는다.
그러면 여지껏 가족을 위해 헌신한 아내에게 충실한 하인의 역할을 하여 23년의 보답을 하리라.



이미 몇년전에 하늘나라로 가신 장모님의 모습이 눈앞에 아련하다.

"장모님 , 막내딸을 이렇게 잘 키워주셔서 제게 보내주어 그동안 단란한 생활을 하게 해주신 은혜에 감사합니다.
앞으로 제 힘닫는껏 아내의 힘든 부분을 도와주겠습니다.
걱정마시고 편안히 그곳에서 지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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