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1 14:58
국제전화 - 이만구(李滿九)
금년 들어 가을비가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꿈속에 30여 년 전 마지막 보았던 황매형이 그 잘생긴 모습에 정장까지 하시고, 한 여자를 데리고 먼 이곳까지 저를 찾아왔습니다
처음 보는 여자였지만, 어디서 많이 본듯한 다소곳하고 마음 착한 여자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비는 다시 추적추적 내리고, 44세 황매형은 말쑥한 몸매에 새 양복 젖을세라 우산을 펼치셨습니다
그리고, 터울 남동생과 함께 우산을 받고, 물끄러미 날 바라보더니만, 그때처럼 아무 말없이 빗속으로 떠나가셨습니다
나는 아침잠에서 깨어나, 아주 오랜만에 그리운 두 사람을 만나 무척 반가웠으나, 그 예쁜 여자가 누군지 기억을 한참 더듬었어야 했습니다
그것도 잠시 뿐, 점점 동생 안부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국제전화를 해야 된다는 생각에 탁자 위에 놓은 셀폰을 왈칵 움켜쥐었습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1 | 타인의 해후 | Noeul | 2023.10.22 | 59 |
60 | 초여름 아침햇살 | Noeul | 2023.06.14 | 60 |
59 | 사랑은 더디 오더이다 | Noeul | 2024.01.17 | 60 |
58 | 충무공 이순신 | Noeul | 2024.01.23 | 61 |
57 | 국수 한 그릇 | Noeul | 2023.11.23 | 61 |
56 | 천년의 바위 | Noeul | 2023.06.14 | 62 |
55 | 아침 둘레길 | Noeul | 2023.06.14 | 62 |
54 | 독방 | Noeul | 2024.01.20 | 62 |
53 | 길은 멀어도 | Noeul | 2023.12.27 | 63 |
52 | 아카시아 꽃길 | Noeul | 2024.01.02 | 63 |
51 | 남원으로 갑니다 | Noeul | 2024.02.03 | 63 |
50 | 바닷새의 꿀잠 | Noeul | 2023.06.13 | 64 |
49 | 꽃상여 | Noeul | 2023.12.29 | 65 |
48 | 고향에 눈은 내리고 | Noeul | 2023.12.31 | 65 |
47 | 풀숲 속 무꽃향기 | Noeul | 2023.06.09 | 66 |
46 | 겨울 덤불숲 | Noeul | 2023.06.14 | 67 |
45 | 산유화 앞에서 | Noeul | 2023.06.14 | 69 |
44 | 나를 찾는 숲 | Noeul | 2024.01.21 | 69 |
43 | 귀로의 밤 | Noeul | 2023.12.03 | 70 |
42 | 물밥 식사 | Noeul | 2024.01.20 | 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