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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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님' 자를 빼자

2008.03.13 00:12

김동욱 조회 수:566 추천:65

기독교 관련 싸이트, 특히 그 중에서도 교회의 홈 페이지를 보면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표현법들을 종종 대하게 된다. 담임 목사에 관련된 표현을 할 때에 “님”자를 붙이는 경우들을 자주 대하게 된다. 게시판의 이름을 붙이면서 “담임 목사님 소개” “담임 목사님 저서” “담임 목사님 칼럼” “담임 목사님 동정” 등으로 게시판의 이름에 “님”자를 붙여 놓은 교회의 홈 페이지를 자주 대하게 된다. 웃기는 표현법이다. 자기 스스로가 자기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담임목사 소개” “담임 목사 저서” “담임 목사 칼럼” “담임 목사 동정”으로 바꿔 써야 한다. 게시판의 이름은 홈 페이지 개설자의 입장에서, 방문객을 존중하는 표현법을 사용하여 붙여야 한다. 웹싸이트의 방문자는 연령에 제한이 없다. 어린 아이부터 연세가 높은 노인들까지 다양하다. 때문에 홈 페이지에 설치되어 있는 게시판의 이름을 붙일 때는 ‘개설자를 낮추고 방문객을 높이는’ 표현법을 사용해야 한다. 교회의 홈 페이지를 제외한 어떤 기관이나 단체의 홈 페이지에도 스스로를 높여 “님”자를 붙이는 경우는 없다. 초, 중, 고등 학교의 홈 페이지에 “학교장 소개”라는 표현을 쓰지 “교장 선생님 소개”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회사의 홈 페이지에도 “회장 소개”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회장님 소개”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다. ‘교회의 홈 페이지는 그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들 만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라고 항변을 할 사람이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해당 교회의 교인이 아니면 아예 해당 싸이트에 접근을 할 수 없도록 차단을 해놓아야 한다. 누구나 방문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 놓고 ‘그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들만을 위하여’라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뉴욕 코리안 닷 넷 대표> * 뉴욕한국일보 2008년 3월 13일(목요일)자 A16면 나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