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18
어제:
19
전체:
249,774

이달의 작가

밥상

2024.01.10 17:58

Noeul 조회 수:58

밥상 - 이만구(李滿九)

  나보다는 열 살쯤 어린 내 어머니가 멀리서 환히 웃음 짓고 걸어온다

  평상 위에 잠든 날 흔들어 깨운다 

  그때처럼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여남은 살 철부지 동생들 챙기며 울 밑 애호박을 따서 찌개 끓이고 황세기 젖 쪄서 저녁상 차린다

  산 위에서 어렴풋이 비치는 노을빛

  난 툇마루에 앉아 옛 모습 살피며 목이 메어와 한 술 밥도 넘길 수 없다 

  어릴 적, 생계란 하나씩 건네주며 타고난 손금이 있어 넌 좋을 거라던 될수록 멀리 떠나가야 명 이을 거라고 앞 내다보시던 속마음 여쭐 수 없다 

  무엇이 그리 급해 먼저 떠난 젊은 내 어머니가 이국땅까지 찾아와 차려준 꿈속의 밥상을 마주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 국제전화 Noeul 2023.09.21 136
41 여름 원두막 Noeul 2023.07.22 93
40 자카란다꽃 Noeul 2023.07.11 136
39 유월의 소나무길 Noeul 2023.06.24 183
38 그때 생각이 Noeul 2023.06.21 109
37 봄날의 정원 Noeul 2023.06.14 79
36 여름산 Noeul 2023.06.14 72
35 산유화 앞에서 Noeul 2023.06.14 69
34 아침 둘레길 Noeul 2023.06.14 62
33 천년의 바위 Noeul 2023.06.14 62
32 겨울 덤불숲 Noeul 2023.06.14 67
31 초여름 아침햇살 Noeul 2023.06.14 59
30 차창 밖 풍경 Noeul 2023.06.14 58
29 9월의 가로수 Noeul 2023.06.14 59
28 어머니의 빨랫줄 Noeul 2023.06.14 59
27 박꽃 Noeul 2023.06.14 57
26 소풍 Noeul 2023.06.14 51
25 한 편 만들기 Noeul 2023.06.14 46
24 이월의 바람 Noeul 2023.06.14 45
23 네 안에 내 모습처럼 Noeul 2023.06.14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