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20 21:37
뒷모습 - 이만구(李滿九)
찔레꽃 피어난 노을 진 산길 따라
막내딸 앞장세우고 걸어가는
긴 하루의 북가주 저녁 산책길
얼핏 떠오르는 딸아이 뒷모습 바라본다
넌지시 앞서 가라 손짓하고
혼자서 멀찍이 떨어져 뒤따라 가는데
살포시 이는 그리움 먼 곳에서
흔들리는 바람으로 다가와
고향의 옛 생각 떠오르게 한다
황혼 깃든 산 그림자 드리운 언덕
오월의 아카시아 꽃길 따라
밭일 마치고 몸빼 바지 차림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어머니 모습
먼발치에서 본 그 기억 지울 수 없네
훤칠한 키에 통통한 체형
손을 약간 흔들고 앞만 보던 모습으로
어머니가 손녀딸 모습으로
그림자처럼 조용히 다녀가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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