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21 15:15
나를 찾는 숲 - 이만구(李滿九)
티 없이 맑은 아기로 태어나서
아무런 세상 걱정도 없이
마냥 경이롭게만 바라보던 어린 시절,
그 순수한 기억의 무늬 더듬어
근원적인 나를 바라볼 수 있을까
어우러진 세상 살아가면서
나의 진정한 모습은 점점 작아져 가고
마음속 안창, 그 기억의 끄트머리
가물가물 알아보기 힘든
내 본래의 표정은 무엇일까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 안에 남이 있고 이웃이 있고
가끔, 서로 다른 자아가 싹트다 사라지는
무성히 우거진 마음의 숲인데
과연, 진정한 나는 누구일까
숲에서 들리는 새소리와 물소리
그 안에서 즐겁고 자연스럽다 할지라도
까마득한 날, 나의 본모습 묻는
하필, 남이 아니고 내가 된 이유
혼자서 미지의 숲길을 찾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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